금융위, ‘우수 대부업자’ 조건 합리화… “서민층 대출공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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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목적 달성토록 감독규정 개정 추진
신용대출잔액 확대 시 잔액 기준도 증가
심사 시 예외요건 및 취소 유예 근거 마련

권현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17 13:09:58

금융당국이 서민층 신용공급 확대 유도라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 제도’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우수 대부업자)’ 제도 운영과정에서 나타났던 개선 필요사항 등을 반영한 대부업등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021년 최고금리 인하 시 서민층 신용공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우수 대부업자 제도를 도입했다. 우수 대부업자는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00억 원 이상 또는 대출잔액 대비 비율이 70% 이상인 경우 등 선정될 수 있고, 이 경우 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은행 자금조달, 온라인플랫폼의 대출상품 중개 서비스 허용 등의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올해 말 기준 우수 대부업체 21개사는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을 2조6000억 원을 공급해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의 83.7%를 차지했다.

금융위는 최근 지속적인 고금리 상황에서 대부업권의 대출원가 상승으로 인해 저신용자 대출이 축소되고 불법사금융이 증가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개정 추진 배경으로 밝혔다. 개정 내용은 금융당국과 학계·법조계·소비자보호 전문가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대부업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

먼저 저신용층 신용대출 유지요건을 합리화하기로 했다. 현재 우수 대부업자는 반기별로 유지요건을 점검해 2회 미달할 경우 선정이 취소될 수 있다. 유지요건은 △선정 당시 잔액이 100억 원 이상일 경우 선정 대비 90% 이상 △선정 당시 비율(저신용층 신용대출/전체대출)이 70% 이상일 경우 60% 이상 △선정 당시 비율이 70% 미만일 경우 60% 이상 또는 선정 대비 높은 수준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 차주의 만기연장 승인율이 선정 직전 반기 대비 90% 이상 등이다.

현행 유지요건에서는 저신용층 신용대출이 증가한 경우에도 비율유지요건 충족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잔액 유지요건의 기준시점이 선정 시로 고정돼 저신용층 신용공급 확대 유인이 미흡한 상황이라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또 선정 시와 달리 유지 시에는 잔액과 비율 요건 모두를 충족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이에 개선안에서는 잔액 유지 기준을 합리화하고 적용요건을 단순화했다. 잔액요건(저신용대출 100억 원 이상)으로 선정된 경우 유지요건 심사 시 잔액요건으로 심사하도록 했다. 다만 선정 시 잔액과 비율요건 모두 충족한 경우에는 유지요건 심사 시 어느 하나의 요건만 충족해도 유지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잔액기준 대출규모가 증가한 경우 유지요건의 기준금액도 증가하도록 해 저신용대출 규모 증가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유지요건 심사 시 예외요건 및 취소 유예 근거도 마련했다. 코로나19 신용회복 조치 등으로 인한 저신용층 대출잔액 감소 등을 감안하거나, 선정 취소를 유예할 수 있는 명시적 조항이 없어 유지요건 심사 시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저신용층 지원 정책에 따라 채무조정 또는 채권매각 등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을 유지심사 시 반영하고 선정 취소 유예 등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 밖에 은행 자금조달 규모와 사용처 및 온라인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부중개현황에 대해 주기적으로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관련 서식 및 절차 등을 보완했다.

대부업등 감독규정 개정안은 규정변경 예고 후 내년 1월 중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된 유지기준은 규정 시행 이후 제출된 반기별 보고서부터 적용되며 2회 연속 요견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취소 대상에 해당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 등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대부업권의 대출이 크게 감소하면 오히려 불법사금융이 확대되는 등 서민층의 자금 이용에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개정조치와 병행해 서민층 신용공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불법사금융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하는 범정부 수사·단속체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현원 기자 hwkw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