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아트 경영’ 윤영달, 명인명창 한음회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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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명사들(서울 종로구)]-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0 18:03:40

크라운제과의 뿌리는 고(故) 윤태현 창업주가 1947년 서울역 뒤편 중림동에 세운 영일당제과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 “좋은 과자를 만들어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로 차렸고 훗날 크라운제과가 됐다.

영일당제과는 1961년 순수한 자기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출시한 비스킷 ‘산도’ 출시 이후 급성장했으며 1968년 크라운제과로 사명을 변경, 법인으로 전환했다.

1980년 서울 중랑구 묵동에 크라운제과 본사를 세운 뒤 1982년 일본, 중동, 동남아 등지에서 과자 수출 최초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05년 제과업계 4위였던 크라운제과는 업계 2위 해태제과를 인수하며 제과전문그룹으로 거듭났다. 계열사인 해태제과는 감자칩 부문에 대란을 일으킨 ‘허니버터칩’을 내놓아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은 윤태현 창업주의 4남 1녀 중 장남으로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고를 나와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69년 크라운제과에 입사해 1971년 이사, 1995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회장에 오르기까지 50년 이상 몸담고 있다.

산도가 윤 창업주의 히트 상품이었다면 윤 회장의 히트작은 죠리퐁이다. 크라운제과 상무 시절인 1972년 죠리퐁을 개발했다. 미국에서 먹었던 시리얼을 벤치마킹해 만들었고 시리얼처럼 우유와 함께 말아먹는 독특한 방법이 인기를 끌었다.

윤 회장은 제과업계에 혁신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그중 하나가 ‘크로스마케팅’이다. 1998년 부도사태를 맞은 크라운제과를 되살리기 위해 도입한 크로스마케팅은 경쟁기업과 상호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교차 방식을 통해 신제품을 확보하는 기법으로 경쟁사의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며 국경을 뛰어넘는 전략적 제휴로 마케팅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는 현재 식품업체가 일반적으로 행하는 ‘루트 영업’이다. 그가 첫 도입한 루트 영업은 제조업체가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매상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1970년대 윤 회장은 영업사원 20명과 함께 도매상의 영향이 덜한 전북 전주로 내려가 슈퍼마켓 소매상인들에게 직접 배달하는 루트 영업을 시작해 성과를 얻었다.

세 번째는 ‘아트 경영’이다. 윤 회장은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국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부터 고객 감동을 위해 국악공연인 ‘창신제’를 시작, 지난해 10월 제17회 공연을 마쳤다. 특히 임직원 100명이 무대에 올라 북을 두드리며 부르는 판소리 떼창은 창신제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아트경영은 조각과 시(詩)로 반경을 넓혔다. 경기도 양주에 ‘크라운해태 아트밸리’를 조성해 재능 있는 예술인에게 전시회를 개최할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이야말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뚝심 철학으로 윤 회장 본인도 직접 판소리를 배우고 전 직원들에게도 예술 배우기를 권했다.

크라운해태는 아트 경영을 이어간다. 11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전통음악 명인명창들과 함께 ‘제2회 한음회’ 공연을 개최한다. 새해를 맞아 준비한 신년음악회다. 크라운해태제과가 국악의 새로운 이름 ‘한음’을 널리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앞으로 윤 회장은 전통음악을 ‘한음’으로 즐기고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더 다양한 공연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이동원 기자 dwlee@sky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