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선거가 집권당 내홍으로 번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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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 놓고 친윤 대 반윤 대립 심화
전당대회 구도 요동 20대 총선 패배 오버랩
보수진영, 새 인물·새 정치로 국민에 다가가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16 00:02:02

보수 정당의 본령을 생각하게 하는 오늘이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시대적 사명이 크고 무겁다. 우리나라의 전통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 대한 지지를 한데 묶어 보수정당의 방향성을,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틀을 바르게 세워 나가야 한다.

비록 포퓰리즘에 매몰된 좌파정권을 5년 만에 극복하며 정권교체를 이루고, 민선8기 지방선거마저 압승해 지방권력을 되찾았지만 국회에선 절대 열세로서 윤석열정부의 안정적 국정 수행이 힘든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내년 봄 제22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여유 있게 점유해야만 윤 정부 중·후반기 국정수행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재1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다수당임을 내세워 사사건건 국정을 볼모로 ‘횡포’를 부리는 상황이기에 여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는 절실하다.

하지만 근래 여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두 갈래로 갈라지는 모양새다. 기폭제는 나경원 전 의원을 둘러싼 시각차다. 용산 대통령실이 13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을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기후환경대사 직에서 전격 해임하면서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등 다음 선택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친윤 대 반윤 대립이 짙어지고 있다.

애초 여권 내에서 ‘범친윤’으로 여겨졌던 나 전 의원은 최근 저출산 대책 엇박자와 전당대회 출마 건 등을 놓고 대통령실 및 당내 친윤그룹과 마찰을 빚으면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류에서 멀어지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더군다나 리얼미터의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 결과 김기현 의원이 32.5%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줄곧 1위를 달렸던 나 전 의원은 26.9%로 2위에 머물게 된 결과를 놓고도 상호 불신이 커지고 있다. 조사를 두고 나 전 의원 측에서 “불순한 의도가 여론조사에 개입됐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여론조사의 ‘기획성 결과 유도’ 의혹까지 제기할 정도여서 집권당의 내홍 심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내 민주주의 붕괴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향해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이라고 비판한 반면 나 전 의원 측은 “윤핵관들은 더 이상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갈라치기로 당내 분열을 조장하지 말라”고 맞받아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면서 여권 내에서는 2014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전대 모습이 보인다는 말이 회자하고 있다. 당권 주자들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방을 벌이고 있듯, 2014년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도 당권 주자 사이의 최대 화두는 박심(박근혜 당시 대통령 의중)이었다. 하지만 20대 총선 공천에서 ‘진박 감별사’까지 운위된 결과 새누리당은 원내 1당을 잃었다.

국민의힘은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는 국민이 염증을 내는 계파정치 등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하는 일이다.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고 국민에게 내놓는 밥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다.

사실 지금처럼 합리성이 결여된 진보가 의회 권력을 쥐고 흔드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깨끗하고 건강한 보수’가 살아나야 한다. 보수진영은 새 인물 새 정치로 국민에게 다가서길 바란다.

전당대회 초점이 당의 비전이 아닌 특정 인사의 출마 여부에 쏠리지 않도록 당 지도부가 노력해야 한다. 중진부터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삼가고, 오로지 국민과 국익을 위한 충정으로 집권 여당의 미래에 대해 건설적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당 대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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