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닥 보인다”… 외인·개미, 삼전 등 반도체株 ‘줍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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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 달간 삼성전자 3조 원 순매수… ‘개미’는 반도체 ETF 매집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0 13:50:02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1개월간(4월7일~5월9일) 삼성전자를 3조992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2월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2500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은 한 달간 3조 원 이상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이는 공급 감소 등 반도체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도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에 나서고 있어 매수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최근 1개월간(4월7일~5월9일) 삼성전자를 3조992억 원(일평균 1476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2위 현대로템(3562억 원)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많았다. 올 들어 1월 2조2221억 원·2월 1조1057억 원·3월 1조3750억 원·4월 3조1364억 원 등 매달 조 단위로 쓸어 담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늘어났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9.67%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초 51%대를 뚫더니 9일에는 51.97%까지 치솟았다. ‘7만전자’ 시절인 지난해 1월5일(51.9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우도 72.18%로 10개월 새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매수세는 그간 주가를 짓누른 반도체 공급 과잉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출하 면적은 1분기 32억6500만in²(제곱인치)로 전년동기(36억79000만in²) 대비 11.3% 감소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D램·낸드플래시 재고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생산라인 재배치를 통한 간접적 감산과 웨이퍼 투입량 축소의 직접적 감산 효과가 3분기부터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2007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제고가 정점을 기록한 분기부터 상승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수요회복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반도체를 구입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들이 1분기에 호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1년 전 매출액과 비교해 알파벳은 2.6%·마이크로소프트(MS)는 7.1%·아마존은 9.4%·메타는 2.6% 늘어났다. 미국 고용 개선도 호재로 다가왔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는 25만3000명으로 시장예상치(18만 명)를 크게 상회했다.

일본과의 경제 협력도 반도체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와 반도체 생산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향(向) 수입 라인이 정상화되면 비용 부담이 상쇄돼 반도체 기업 실적도 이전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호재를 등에 업고 개인은 반도체 ETF를 담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반도체 ETF 7개를 대상으로 개인이 순매수한 규모는 463억 원에 달했다. ‘TIGER Fn반도체TOP10’ 189억 원·‘SOL 반도체소부장 Fn’ 118억 원·‘KODEX 반도체’ 115억 원·‘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19억 원·‘TIGER 반도체’ 18억 원 등의 순이었다.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TIGER Fn반도체TOP10’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상위 10개를 투자하는 종목이다. 개인은 2월 이후 4거래일을 제외하고 이 ETF를 연일 사들이고 있다.

이 같은 매수세에 반도체 ETF 7개의 순자산총액은 연초 3772억 원(SOL 반도체소부장 Fn은 상장일 기준)에서 8일 9468억 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증권가는 반도체 경기가 올 상반기 저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현 시점이 저점 매수에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주가 자체가 경기 선행지표로 사용되는 현 시점보다 앞선 선행지표를 찾기는 어렵다”며 “반도체 공급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 의지와 수요 회복과 매크로 환경개선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현재 업황과 실적의 바텀(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