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일단락에 주춤한 비트코인, 상승 기대는 여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증권

긴축 완화 기대·코인 공급량 축소 등 호재… “10만 달러 전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03 11:08:36

▲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일 2만8092달러로 마감하며 연초(1만6547달러) 대비 69.9% 올랐다. 지난달 26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실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은행 시스템 위기가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로 일단락되면서 비트코인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여전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10만 달러(1억3300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긴축 조정이 막바지에 이른 데다 비트코인 공급량 축소 등으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점에서다.

3일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일 2만8092달러로 마감하며 연초(1만6547달러) 대비 69.9% 올랐다. 비트코인은 1월 39.8%, 2월 0.1%, 3월 23.0%, 4월 2.8% 등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에는 JP모간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로 ‘은행 위기 종결설’이 부상하면서 2만7000대로 추락했지만 여전히 연초보다 1만 달러 이상 많다.

관련 금융상품도 날개를 달았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즈 비트코인 스트래티지(BITO)’는 올 들어 1일까지 5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도 41.7% 치솟았다. S&P500(8.6%)·나스닥(16.7%) 등 주가지수의 상승률을 압도하는 수치다.

이 같은 상승세는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끝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28.6%에 그친 반면 6월부터 5.00~5.25%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66.2%에 달했다. 올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42.6%로 높았다.

시장은 비트코인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탈중앙화 자산으로 주목을 받고 연말까지 상승랠리를 지속할 것이므로 비트코인의 단기적 하락 시기에 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당분간 은행 위기가 지속돼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24일에는 다국적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가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 10만 달러(1억3350만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제프 켄드릭 SC 애널리스트는 “은행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는 비트코인이 탈중앙화하고 희소성이 있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원래의 전제를 입증하고 있다”며 “위험자산의 안정화와 연준이 통화긴축을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결합하면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으로 가는 길이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다가오는 반감기(halving)에도 주목하고 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의 채굴량(작업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4년을 주기로 나타난다. 채굴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비트코인의 공급이 감소한다는 의미이므로 수요 증가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지금까지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5월 세 차례 찾아왔다. 직전 반감기였던 2020년 비트코인 가격은 4월 초 6400달러에서 5월 말 9700으로 51.6% 치솟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반감기로 내년 4월 20~25일 사이를 지목하는 분위기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세 번의 반감기 사례를 참고해서 본다면 반감기 1~2개월 전에 매수하는 것이 유리해보인다”며 “팬데믹 효과를 제거하고 본다면 반감기 4~5개월 전에 매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연구원은 “최근 두 번의 반감기 사례로 볼 때 반감기 직후에는 가격 변동성이 낮았고 반감기 5개월 이후 매수하는 것이 본격 상승을 위한 대기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비트코인 가격 고점은 반감기 이후 12~24개월 사이에 형성돼 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인시장 전망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각국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시장 단속 강화로 코인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달 20일 가상자산 포괄 규제 법안인 미카(MiCA)를 채택해 내년 중반부터 27개 EU 회원국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의 라이선스 취득 의무·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준비금 규제 등을 포함한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규제 일변도로 나가고 있는 미국에 비해 암호화폐에 있어 허브가 될 것임을 천명한 유럽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며 “명확한 규칙이 생기는 건 좋지만 해당 법률에서 분명하게 정의하지 않은 사안들이 있어 앞으로 세부적인 디테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