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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올해 11조 원 순매수
코스피만 13조 원 순매수… 거의 삼성전자
원화 약세에도 ‘펀더멘털 변화’로 자금 유입
반도체 등 외국인 순매수 오름세 지속 전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4 00:02:34
▲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2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총 11조6422억 원으로 집계됐다. 199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전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순매수 규모는 11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변화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 돈을 쏟아부었다. 증권가는 원화 변동성이 크지 않아 당분간 외국인들의 반도체 중심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2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총 11조6422억 원으로 집계됐다. 199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인 2004년(11조3586억 원)보다 3000억 원 많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만 놓고 봐도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13조348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이르렀다. 최근에도 외국인은 16~22일 5거래일간 2조2812억 원을 사들이며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말 1263.00원에서 21일 1328.50원으로 60원 이상 오른 것(원화 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의아한 현상이다. 통상 외국인은 환율 상승기에 주식을 처분한다. 주가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보다 환율이 더 오르면 자국 화폐로 평가한 금액이 원금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이유는 ‘펀더멘털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순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은 2021년 8월 고점 이후 내림세에서 올 3월 말에서 4월 초를 기점으로 각각 8.8%·9.4% 반등했다. 선진국 대비 12개월 선행 EPS 상대강도 역시 3월 말 저점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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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2년 동안 약해진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분기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2분기 이후 내년 분기별 영업이익·순이익 컨센서스와 수출 변화를 감안할 때 당분간 12개월 선행 순이익과 EPS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원화 약세 압력을 걱정하기보다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유럽과 미국 간의 경기모멘텀과 통화정책 격차를 감안할 때 2분기 이후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외국인이 원화 약세의 정점에서 매수를 강화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반도체주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22일까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9조4679억 원과 SK하이닉스 3925억 원, 합쳐서 9조8604억 원 규모를 사들였다. 전체 순매수액의 85%가량을 반도체주에 투자한 셈이다. 22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17%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외국인의 ‘사자’ 행진에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22일 기준 52.19%를 기록했다. ‘7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7만 원대)’ 시절이던 지난해 1월12일(52.2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가도 강세다. 연초 5만5000원대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는 22일 장중 6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종가(6만8500원) 기준 ‘7만 전자’ 재입성까지 고작 2.2% 남았다.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속도 둔화 △중국의 위안화 가치 방어 △한국의 펀더멘탈 이상 무(無) 등을 들어 원화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최근 국내 증시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외국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할 것이고 천수답 장세인 한국 증시에 외국인 순매수라는 단비가 내리는 만큼 이 흐름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가 있다. 당분간 최우선 선택지는 반도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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