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항암제 시장 고성장… 기술거래·임상시험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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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약 77억 달러서 2029년 387억 달러로 고성장 전망
전 세계 170건 이상 임상시험 진행 중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10 11:20:50

표적치료제인 항체 약물 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s·ADC) 기전의 항암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기술거래와 임상시험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10일 시장조사 기업 리서치 앤드 마켓츠(Research and Markets)의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ADC 항암제 시장은 올해 기준 77억2000만 달러(약10조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업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글로벌 ADC 시장이 2029년에는 387억 달러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현재 전 세계에서 170 건 이상의 ADC 항암제가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는 142편의 ADC 관련 초록이 발표됐다.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이다.

ADC 항암제는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와 암세포를 죽이는 세포독성을 지닌 약물(drug)인 페이로드가 결합한 항암제로서 항체는 페이로드를 암세포에 직접 전달해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ADC 항암제는 이처럼 뛰어난 효능과 적은 부작용으로 항암제 개발에서 고속 성장 중이다.

현재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ADC 항암제는 12개로 그중 7개의 ADC 치료제가 지난 5년간 승인됐다. 대표적으로 엔허투(유방암·위암·비소세포폐암)·트로델비(유방암)·엘라히어(난소암) 등이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김효인 연구원은 “ADC 치료제는 본격적으로 FDA의 승인을 획득하기 시작한 데다 각종 임상연구에서 우수한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며 “토포이소머라아제 I(Topoisomerase I·TOP1) 저해제 계열 페이로드인 엑사테칸(Exatecan)의 특허 만료·HER2 및 CD30 표적 ADC 구조에 대한 특허 만료 예정 등에 따라 ADC 치료제 개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DC 항암제 신규 임상연구는 2018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누적 임상연구도 늘었다. ADC 매출 상위 5개의 회사가 이미 90%에 가까운 ADC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신규 적응증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개발사들의 공동개발 및 파트너십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 거래나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인수합병(M&A)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ADC 분야에서 가장 큰 M&A는 3월에 발표된 화이자와 씨젠의 합병이다. 화이자는 약 430억 달러(약 58조 원)에 씨젠을 인수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씨젠이 보유한 FDA 승인 ADC 치료제 △애드세트리스(CD30 ADC·림프종 호지킨림프종 백혈병 외) △파드셉(Nectin-4 ADC·방광암) △티브닥(TF ADC·자궁경부암) △투키사(HER2 TKI·유방암 대장암) 외에도 ADC 후기 파이프라인 △SGN-B6A(Integrin β6 ADC·고형암) △SGN-BB228(CD228 X 4-1BB BsAb·고형암 및 진행성 흑색종)을 확보했다. 이번 합병으로 화이자는 ADC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6월 스위스 기업 론자와 네덜란드 시나픽스의 결합은 CDMO 업계에 ADC 경쟁을 본격적으로 촉발시켰다. 론자는 최근 180명의 ADC 생산인력을 추가로 채용해 ADC 분야에서도 지배적인 위치를 공고히 할 것임을 알렸다. 시나픽스의 인수로 위기감을 느낀 다른 글로벌 CDMO들이 과연 어떤 기업과의 인수합병 혹은 제휴로 ADC 기술을 확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ADC 항암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바이오텍기업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암젠과 1조6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3월에는 기술 이전한 중국 포순제약이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또 후보물질 LCB84는 미국 임상1상과 2상 시험을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피노바이오 역시 국내 ADC 시장에서 강세다. 피노바이오는 지난달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ADC 페이로드 개발 과제에 선정되는 저력을 보였다. 피노바이오는 파트너로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두고 있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