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이재명 얼굴’로 총선거 치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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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에 말 바꾸기로 급선회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이재명” 이구동성
지역구 물려준 송영길 前대표 뇌물혐의 구속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0 00:02: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인(公人)으로서 처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대표가 거의 매주 재판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4개월도 안 남은 총선을 지휘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이 민주당을 휘감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숱한 범죄 의혹 수사는 대부분 그에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의 목전에 다다랐다고 하겠다.

게다가 자신에게 인천 계양 지역구를 물려준 송영길 전 대표가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송 전 대표가 탈당한 인사라고 하지만 이 대표에겐 악재 중 악재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주목되는 점은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말 바꾸기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표가 2021년 9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부의 협박을 받아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자연녹지→준주거)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재판에서다.

이 대표는 성남시 주거환경과장 전모 씨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 “국토부가 용도변경 관련해서 공문을 따로 보냈잖아요. 부담감 느끼지 않았다는 겁니까?”라며 국토부의 압력이 실존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전씨는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며 이 대표의 주장과 배치되는 답을 했다.

그러자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 대표의 발언은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유죄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 대법원은 2012년 10월 국감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죄가 성립함을 인정하면서 “국회에 출석한 증인의 허위 진술을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백현동 사업의 ‘대관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로비해 백현동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하고 정 회장이 운영하는 성남알앤디PFV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아파트 건설 목적의 용도지역 상향·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등의 특혜가 제공돼 공사가 최소 200억 원의 손해를 봤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장동 관련 증인들은 이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이 대장동 개발 수익 428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 씨로부터 “김만배 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는 이 대표 측 몫이라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로써 김만배 씨를 제외한 대장동 민간업자 전원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이 대표 측을 지목하게 됐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이 대표는 오불관언이다. 국민의힘에선 핵심 친윤 인사인 김기현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았고, 3선 중진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해 인적 쇄신의 물꼬를 텄다. 반면에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 주요 인사들은 꿈쩍도 안 하고 있어 ‘이재명의 사당(私黨)’이 된 민주당에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핵심당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정의찬 특보가 총선 후보자 검증에서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가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부적격으로 번복된 건 이재명 사당화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방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 대표는 숱한 불법·비리 의혹으로 빚어진 사법리스크를 꼼수로 피하려 하지 말고 공인으로서 대표직 사퇴 등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민주당 당원들도 새로운 인물과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가 현명한 선택을 구하길 촉구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