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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 기사를 인용해 본다. ‘2830원 사과에 난리법석 난 마트… “대통령 아무생각 없는 거죠”’라고 되어 있다. 내용인 즉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통에 1인당 2봉지의 사과를 사기 위해 대형 마트에 길게 줄을 서 있다가 50여 명이 앞다퉈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오픈런’이라고 썼다. 참으로 기사의 내용이 가관이다.
50여 명이 엄청나게 많은 인원인 것처럼 과장한 것도 그렇고, 그것을 ‘아무 생각 없는 대통령’한테까지 확대하는 모습도 그렇고, ‘아무생각’이라고 붙여 쓴 것도 틀렸다. ‘오픈런’이라고 영어로 쓰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1년이면 서너 번씩 기자들 교육을 하지만 그럴 때마다 기자들에게 어휘 하나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를 한다. 감상적인 글도 자제하라고 말한다. 신문 기사는 수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게라는 말보다는 ‘마트’라는 말이 편하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원래 ‘가게’라는 말은 ‘가가(假家)’에서 유래했다. 예전의 소설 속에는 가끔 ‘엇가가’라는 단어로 등장했고, 1894년에 간행된 최초의 번역물 ‘인가귀도’라는 책에도 ‘가가’라고 되어 있다. 즉 임시로 설치해서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임시로 천막을 치고 파는 곳은 행사장에나 있으니 ‘가게’라고 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그래서 ‘마트’로 변한 것인가? 상점은 다 어디로 갔을까?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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