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대표, 부실기업 인수 고발장… 353억 원 배임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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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매입과정 절차적 위법성 및 인수기업 부실성 주장
KT&G “적법한 절차와 공시 기준 준수하고 투명 공개했어”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6 09:03:49

백복인 KT&G 대표 및 방경만 사내이사(수석부사장)가 이사회 결의나 주주총회 등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부실기업의 지분을 인수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혐의로 고발당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

26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사단법인 공정산업경제포럼이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귀중으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창원 공정산업경제포럼 회장은 고발장에서 “백 대표와 방 이사가 지난해 5월1일 담배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KT&G의 목적사업과 전혀 무관한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하는 ‘디앤씨덕은 주식회사’의 주식 38.25%를 KT&G에서 353억 원에 매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KT&G가 디앤씨덕은의 지분매입과정에 있던 절차적 위법성도 지적했다.

그는 “백 대표와 방 이사는 KT&G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서 회사가 타 회사 지분을 인수함에 있어 회사에 부담이 될 만한 계약을 체결할 때 이사회 결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준수하고 인수 회사의 주식에 대한 올바른 가치평가를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아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74조 제1항 제3호에서는 회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다른 회사의 영업 전부 또는 일부를 양수하는 경우 주주총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 제393조(이사회의 권한) 제1항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대규모 재산의 차입·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발장에는 KT&G가 인수한 디앤씨덕은의 부실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디앤씨덕은이 자본금이 5000만 원에 불과하고 실제 운영되는 사무실이 없으며 직원은 2명 뿐이고 실질적 운영도 ‘지엘산업개발’이라는 회사를 통해 위탁경영 되는 회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디앤씨덕은은 지엘산업개발이 운영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의 형태에 불과하고 피고발인인 백 대표와 방 이사가 해당 회사의 실상에 대한 실사 또한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인지 지엘산업개발 계열 회사들에 대한 이익을 주기 위하여 통모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KT&G 측은 지난달 공정산업경제포럼이 고발장에서 주장한 사실에 대해 반박하며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한 해당 단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KT&G는 “부동산 개발사업 다각화 및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사업 노하우 확보를 위해 디앤씨덕은의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면서도 “인수과정에서 관련 법령 및 정관·이사회 규정을 준수하여 지분 인수 당시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 의결을 받았다. 또한 적법한 절차와 공시 기준을 준수하여 관련 사항을 투명하게 공시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KT&G는 최근 사장 후보가 된 방 이사의 사장 선임에 대해 일부 주주와 시민단체의 반대 여론에 직면한 가운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을 갖고 있는 직원들에게 ‘주총 의결권’ 위임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