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광주 
울산 
)
북·중 국경을 달리다 보면 한반도 제일 북단인 온성군 지역과 마주한 곳이 있다. 이 도로에서는 유독 산꼭대기에 서 있는 햇불 모양의 동상을 하나 볼 수 있다. 워낙 높은 곳에 세워놓은 동상이라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높이만 무려 66m에 이르는데 바로 ‘왕재산 혁명사적기념비’로 불리는 동상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선전하며 곳곳에 이러한 유적지를 조성해 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권력자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우상화 작업의 산물일 뿐 역사적으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에 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1933년 3월11일 김일성이 유격대를 이끌고 함경북도 왕재산에서 ‘온성지구 지하혁명조직책임자 및 정치공작회의’를 소집하고 연설을 했다고 한다.
연설문 제목은 ‘무장투쟁을 국내에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하여’인데, 일명 ‘왕재산회의’로 불린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김일성이 두만강을 건너 국내로 들어온 것을 기념한다며 이 지역에 대규모로 혁명사적지를 조성해 놓았다. 김일성 동상과 항일빨치산 군상·기념비·혁명역사박물관·답사숙영소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혁명사적지가 북한 지역 곳곳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한 혁명사적지 건설 과정에서 그 지역 주민들에게 건설 지원 물자를 바치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주민의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그 뜻을 기린다며 세우는 동상이 애초부터 역사 왜곡인데다 주민의 고혈을 쥐어짜는 착취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전역에서 혁명사적지를 조성 중이며, 그 몫은 고스란히 주민이 떠안고 있다. 전기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도 밤이 되면 혁명사적지에만 환하게 불을 밝힌다. 혁명사적지를 바라보는 북녘 주민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는 이유다. 대체 언제가 되어야 저 허상을 무너뜨릴 수 있을는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