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요소 필요한 TV 산업… 올림픽 특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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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10년 내 TV 판매량 최저치… 올해 성장률 0.3% 예상
TV 소비 형태 변화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 판매 증가 영향 미미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30 11:09:49

▲ TV 산업의 호재 요소로 예상되던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TV 시장이 2024년 예정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TV 소비 형태가 변화하며 스포츠 이벤트에 맞춰서 TV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억9500만 대였다. 이는 최근 10년 이래 최저 수치이며 2022년(2억30만 대)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0년 내 최저치를 경신했다.

TV 판매량은 코로나19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판매량이 상승한 2020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1억9600만 대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하락이 없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2024년 TV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 요소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올해 TV 시장은 미국의 금리인하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반등이 기대됐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상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미국이 2024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가정하고 실적을 예상한 만큼 TV 업계 또한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춰지며 실적 전망이 하향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TV 시장의 전통적인 매출 상승 요소로 꼽히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또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4년은 파리 올림픽과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 2024가 있어 스포츠 특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한국 남자축구 23세 이하 대표팀이 아시아 축구 연맹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해 탈락하면서 단체 구기종목이 여자 핸드볼을 제외하고 전멸했다. 단체 구기 종목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종목들인 만큼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 및 전문가들은 구기 종목의 탈락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체 구기종목과 상관없이 스포츠 대회 특수가 사라진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부연구위원은 “구기종목에서 탈락했어도 올림픽 정도의 스포츠 이벤트면 여전히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여기에 국내에서 TV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글로벌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올림픽 특수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올림픽 특수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TV 가격이 하락하면서 특정 이벤트에 맞춰서 큰맘 먹고 사기보다는 바꿀 때가 되면 바꾸는 식으로 TV 구매 행태가 변했다”며 “축구 국가대표팀이 탈락했다고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말하면 올림픽 특수에 대한 판매 증가 효과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