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때문에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는 서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물가안정에 힘을 쏟고 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서민들의 지갑은 얇아지고 있는데,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서민들은 연중 지출이 가장 많은 가정의 달을 맞아 겁이 날 정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 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김밥·비빔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최대 7%대 올랐다. 가장 높게 오른 냉면은 전년 대비 7.2% 올라 한 그릇에 평균 1만1462원을 기록했고 김밥은 한 줄에 3223원으로 6.4% 상승했다. 비빔밥은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769원으로 5.7%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35.6%인 26개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돌았다. 설탕이 18.6%로 가장 높고 이어 소금(17.4%)·양주(10.6%)·건강기능식품(8.7%)·우유(6.2%) 등 가공식품 필수품목들이 올랐다.
여기에 외식업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배추·양배추·마늘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최근에는 김 값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가격 상승 폭도 매우 커 전년 동기 대비 양배추 가격은 113%·김58%·양파는 28% 각각 올랐다.
문제는 식품·외식업계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맥도날드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피자헛도 프리미엄 메뉴 가운데 갈릭버터쉬림프·치즈킹 2종의 메뉴에 대해 가격을 3%씩 인상했다. 지난해 6월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바 있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고객의 품질 만족도 개선을 명목으로 추가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몰아서 1900원씩 올렸다. 배달 수수료·인건비·임대료 상승 부담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식당을 찾기보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한 끼를 때우려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편의점 CU의 올해 1~4월 도시락 등 간편식 카테고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다. CU의 간편식 매출은 2022년 전년 대비 16.4%, 2023년에는 26.1%가량 꾸준히 올랐다. 올해 들어 매출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또한 편의점 GS25의 올해 1~4월까지 도시락 등 간편식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6% 증가했다.
정부도 물가 안정화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3월 농·축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납품 단가 지원(755억 원)과 할인 지원(450억 원) 등 1500억 원 규모의 긴급 가격안정 자금을 집행했다. 정부는 최근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고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식품·외식업계에 가격인상을 되도록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의 요청에 롯데웰푸드는 코코아 가격인상 시기를 6월로 미뤘고 CJ대한통운은 편의점 일반 택배운임 인상을 당분간 미루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도 장바구니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외식·식품업계에 대해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장기적 안목으로 물가안정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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