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냉방 수요가 폭증했던 ‘역대급 더위’가 지나가고 전기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부가 이와 관련한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전기요금의 인상 여부와 시기·폭 등에 대해 정부 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3일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최근 3개월의 단기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한 연료비조정요금을 동결한 것이다.
다만 이는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의 결과일 뿐, 연료비조정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의 조정을 통한 연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 내 논의 스케줄을 고려할 때 당장 다음 달 1일 전기요금 인상이 전격 단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전력업계 안팎에서는 연내 전기요금이 인상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적지 않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인상된 이후 1년 4개월째 동결 중이고, 산업용 전기요금도 지난해 11월 인상된 이후 그대로다.
4월 총선 이후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5월부터 이른 더위가 찾아왔고 추석 연휴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시기는 계속 미뤄졌다.
한국전력공사의 누적 적자를 고려해도 전기요금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기요금은 2022년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kWh당 45.3원 올랐지만, 한국전력은 여전히 43조 원대 누적 적자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따라 2021∼2023년 한전이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전기를 원가 이하로 팔아왔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한국전력의 연결 기준 총 부채는 202조99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400억 원가량 늘었다. 지난해엔 이자 비용으로만 4조5000억 원을 부담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확장과 폭염 등 기후 위기는 전기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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