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위원 중 우파 성향의 인물들에 대한 좌파 언론들의 흠집내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서는 위원 중 최소 4명이 이해충돌 방지 규정에 저촉돼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좌파의 공세와 우파의 방어 논리가 부딪치고 있는 가운데 영등위와 영진위가 각각의 사안들을 어떻게 마무리지을지 관심을 끈다.
영등위와 영진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이 제기한 논란은 영등위의 이모 위원이 위원으로 임명되기 전 자신이 만든 영화(다큐멘터리)를 심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에게 공개한 것은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영비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는 이미 몇 가지 전과가 있는 데다 지금도 각종 비리와 선거법위반·위증교사·법인카드 불법 사용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의원들 중에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 중이거나 대법원 확정 선고를 앞두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법 타령을 하다니 기가 막힐 정도다.
일부 위원들의 임명되기 전 활동을 문제 삼기도 한다. 우파적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강경파’니 ‘극우 성향’이란 말도 주저 없이 사용한다. 좌파 언론이 바람 잡고 야당 의원실이 문제 제기하는 패턴은 익히 보아 오던 양상이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우파적 활동을 한 것이 어떻다는 것인가. 위원들의 보수 성향을 들어 영등위가 특정 영화에 대해 검열을 할 것이라는 막말도 한다.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우리 사회에서 검열은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검열적인 행위가 진행된다면 좌파 성향의 예술가들이 가만있을 것인가. 이런저런 이름의 단체를 급조해 비난하고 반대하는 성명을 수없이 쏟아 낼 것이다. 지금도 그들은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블랙리스트’ 타령을 반복하고 있다. 블랙리스트라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 시절에 훨씬 더 극성을 부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2016년 부산시가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전횡과 공금 유용 건으로 문제삼아 임기 연장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촉하는 절차를 밟아 나갔다. 그러자 그를 편드는 측에서는 부산시가 이유 없이 집행위원장을 쫒아내려 한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여론에 밀린 부산시는 뒤로 물러났고 부산영화제는 독립 사단법인으로 재정비됐다. 부산영화제는 의결을 거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이사장 독주 체제로 독립한 것이다.
부산시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난 영화제의 운영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었다. 결국 문제는 직제에도 없던 공동운영위원장 자리를 신설하고 조종국 씨를 그 자리에 임명하면서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한 반발로 허문명 집행위원장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23년에 벌어진 ‘부산영화제 사태’는 조종국 해촉·이용관의 자진사퇴 형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때는 좌파 영화인들조차 이용관 일파에게 등을 돌렸다. 좌파 영화인들이 보기에도 이용관의 독단적인 운영이 지나치다고 생각한 듯하다. 2016년 당시는 무조건 이용관 편을 들었던 영화단체들이었지만 이때는 이용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정반대의 입장에 섰다. 보기 드문 경우였다.
최근 영진위에서는 몇몇 위원들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영진위의 지원을 받는 단체의 장이 영진위원이 되고, 지원 심사에까지 관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위원들이 자기들 편이라고 여기는지 안건마다 성명을 내고 시위를 벌이던 좌파 영화단체들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중립을 지키겠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실상 위원들의 편을 들겠다는 점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위원들이 우파 인사였다면 여러 단체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물러나라는 시위를 했으리라는 점은 그동안의 관행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결국 문제가 되는 인물이 아군인가 아닌가에 따라 선택적 분노를 하는 수준이다.
영등위는 더욱 굳건하게 논란의 대상이 된 위원을 보호해야 한다. 좌파 언론이나 영화인들이 떠든다고 선동에 밀려 지레 엎드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좌파들이 계속 떠들고 시비를 건다면 시비하는 쪽에서 고발하면 될 일이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어떠한 불이익도 받아서는 안 된다.
1심에서 유죄를 받아도 대법원 선고까지 버티는 야당 정치인이 어디 한둘인가. 좌파들이 우기며 버티는 것에는 모른 척하고 우파 인사들에게는 유달리 도덕성을 강조하는 것이 타당하기나 한가. 영진위는 해당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징계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징계를 차일피일한다면 2025년 1월에 임기가 끝나는 해당 위원들이 비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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