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외식업 ‘흙수저’ 출발한 김순진… ‘놀부’ 1200억 원 팔고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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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 김순진 전 놀부 대표이사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5 18:00:14

놀부는 놀부보쌈·놀부 부대찌개·놀부 항아리갈비·놀부 옛날통닭·놀부 화덕족발·놀부 김치찜·공수간·삼겹본능 등을 운영하는 한식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김순진 전 회장이 창업했다.

국내 외식 업계의 대표적 자수성가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김 회장은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중학교 중퇴 후 상경해 굳은 일을 닥치는대로 했다.

여러 경험을 통해 음식점을 차려 요식업계에 도전했지만 사업 실패를 거듭했다. 마지막 심정으로 집 보증금을 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1987년 차린 5평짜리 자그마한 식당이 인생 역전의 계기가 됐다.

놀부의 전신인 식당은 꼼장어 요리를 파는 ‘골목집’으로 시작했으나 보쌈을 주메뉴로 바꾸면서 1989년 ‘놀부보쌈’으로 간판을 바꿨다.

순박하고 착한 ‘흥부’의 이미지와 대비되는 욕심 많고 심술궂은 ‘놀부’를 캐릭터로 사용한 이유에 대해 김 전 회장은 “놀부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캐릭터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해 기억하기 쉽고, 욕심이 많은 이미지로 고객을 욕심내서 섬기겠다는 창업주의 마음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브랜드로 사업을 확대해 했으며 2005년 전통외식산업발전 유공자 포상·2008년 국민훈장 동백장·2009년 자랑스러운 충청인 대상 등을 받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40세 넘어 검정고시를 봤을 정도로 배움의 끈을 이어갔다. 1997년 서울보건대 전통조리과에 들어갔고 1999년에는 우송대 관광경영학과로 편입해 학사 과정을 마친 뒤 2001년 경원대에서 석사 학위도 받았다.

매장 수 700여 개, 매출 약 1100억 원 수준의 건실한 회사로 성장시킨 그는 2011년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MSPE)에 약 1200억 원에 매각하며 자산가가 됐다.

공교롭게도 김 전 회장의 손에서 떠난 놀부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등이 겹치면서 2020년 매출이 530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는 2022년 투자목적특수회사 NB홀딩스 컨소시엄에 지분 57%를 매각하며 경영권을 넘겼다.

제2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놀부는 2023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신한카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가맹점이 납품 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카드 대금 결제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겨 자금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카드 수수료 역시 본사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점주들이 매장 운영에 더 집중해 매출이 늘어나고 본사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비율이 커지면서 회사와 점주들 모두 만족하고 있다.

놀부 관계자는 “점주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카드 결제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며 “상생 경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6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청담 직영점은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외관 및 모던한 인테리어를 연출해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놀부가 가진 핵심 노하우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믿을 수 있는 국내산 돈육으로 예전 방식 그대로 매일 매장에서 직접 삶은 보쌈·족발과 놀부 정통 레시피로 만든 부대찌개는 물론 청담 직영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안주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전통주·와인·위스키·하이볼 등 트렌디하고 다채로운 주류 페어링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은 미식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놀부 관계자는 “놀부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는 놀부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놀부로의 리브랜딩을 통해 놀부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구축해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고급빌라 트라움하우스3차 한 호실을 2001년 7월 매입해 소유 중이다. 공급면적 377.81㎡(약 114.28평)·전용면적 273.86㎡(약 82.84평)으로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7월 매매된 59억 원이다.

단지는 철저한 보안과 진도 7의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갖췄고 지하철 2호선 방배역과 서초역·7호선 내방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에 서리풀공원·방배공원 등의 녹지도 있어 쾌적한 생활 환경을 자랑한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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