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 경제의 기둥이었던 건설업계가 지금 거대한 쓰나미 앞에 서 있다. 현대건설이 23년 만에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는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을 시작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다수의 건설사들이 흔들리고 있으며 그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건설업계의 불황은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고 대규모 주택 사업을 수주한 건설사들은 미분양 리스크에 직면했다. 일부 현장은 미분양이 없더라도 원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계약 구조로 정상적으로 공사를 수행하고도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정부가 발주하는 관급공사와 해외 토목·플랜트 사업도 마찬가지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낮은 공사비 책정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건설업의 특성상 공정이 마무리돼야 손실이 확정되는 만큼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건설업계는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혁신적 접근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딥시크는 오픈AI 개발 비용의 10% 미만 수준으로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현재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건설업계도 이러한 딥시크 혁신을 통해 위기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컨대 인공지능 결합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설계·시공·유지보수 등 모든 단계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건설업은 본질적으로 부채 비율이 높은 산업이지만 최근의 상황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2024년 종합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GS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는 이미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부채가 많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익 구조가 없다면 파산의 위험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건설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의존도를 낮추고 관급공사 및 비(非)PF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발주 공사의 유찰률이 68.8%에 이를 만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해외 시장에서도 저가 수주와 공기 지연이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현재 위기는 단순한 경기침체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폭발하면서 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금융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하고 정부와 건설사는 현실적인 공사비 책정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또 무리한 해외 확장보다는 수익성이 보장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지금의 위기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저 봄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매서운 찬바람 속에서도 길을 찾아야 한다. 방향을 잃은 채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기업에게 미래는 없다. 건설업계는 딥시크의 사례처럼 혁신적인 접근과 효율성 제고를 통해 가성비 있는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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