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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유괴와 약취·유인 사건이 증가하고 있지만 피의자 구속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통계에서는 영장 기각률이 약 30%로 집계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약취·유인 사건 318건 중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사건은 173건(77.9%)이다. 이 가운데 미수 사건도 75건으로 집계됐으며, 과거에 비해 사건 건수 자체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다.
그럼에도 정작 피의자 구속률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괴·유괴 미수 혐의 피의자의 영장이 기각될 확률은 5년 사이 6배나 높아졌다. 2020년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5.6%에 불과했으나, 이후 점차 상승해 최근에는 약 30.0%까지 치솟은 것이다. 피의자 중 상당수가 구속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구속 전 피의자 심사에서 ‘혐의 다툼 가능성’ 등을 이유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사례도 잦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초등학생들을 납치하려 한 혐의로 체포된 20대 피의자 3명 중 2명에 대해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영장 심사 후 구속을 기각했다. 피의자 측은 ‘장난삼아 접근한 것’이라는 주장을 했고, 법원은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구속을 허락하지 않았다. 구속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는 사건 현장 사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범죄 증가와 구속 감소의 괴리는 치안 체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괴 사건이 주로 거주지 인근, 아파트 단지, 골목길 등 친숙한 공간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함께 맞물리며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거 수집과 혐의 입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 혐의의 주장만으로 법원이 구속을 허락하기 어렵다면 수사기관은 보다 정밀한 증거 수집 체계와 피의자의 도주·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명확히 드러낼 수 있는 근거 확보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법원에도 엄격한 구속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국민의 치안 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우려한다. 특히 유괴 사건이 주로 거주지 인근, 아파트 단지, 골목길 등 일상적 공간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맞물리며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총 101건의 사건이 아파트(58건), 다세대·연립주택(20건), 단독주택(15건) 등지에서 벌어졌다. 복도나 골목길에서도 58건, 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인근에서도 17건의 유괴·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위 의원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유괴 범죄가 학교 주변 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거지 인근에서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면서 “통학로와 거주지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안전망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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