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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와 관광산업이 ‘유커(游客·중국 단체관광객)’ 맞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가시적 효과가 크지 않겠지만, 10월 국경절 연휴와 연말 쇼핑 성수기를 거치며 매출 회복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내년 6월30일까지 국내외 전담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비자 없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으며, 제주도는 기존과 같이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 3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약 10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때 2016년 807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에는 17만 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지난해 460만 명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 1~7월에도 313만 명이 방한해 이미 2019년 수준에 근접했다. 업계는 올해 국경절 연휴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참석 효과까지 더해 ‘차이나 특수’가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업황 부진이 심화된 면세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연말까지 중국인 단체 입점객 14만 명 유치를 목표로 ‘포춘백’ 증정 이벤트와 K뷰티·패션 팝업존을 운영한다. 신라면세점은 무비자 시행 첫날 인천항에 입항한 중국 크루즈 승객을 맞아 인기 화장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했다. 롯데면세점은 그간 중단했던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거래를 재개하며 단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백화점 업계도 유커 유치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 구매 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고, 주요 지점에서 중국인 관광객 전용 안내서비스를 강화했다. 올리브영은 명동·강남·홍대·성수 등 핵심 상권 매장에서 K뷰티 체험존과 알리페이 결제 프로모션을 확대했다. 무신사 역시 무신사스탠다드 매장에서 중국 지도 앱 ‘가오더지도’ 리뷰 이벤트를 진행하고, 알리페이플러스 이용 고객 대상 할인 및 세금 즉시 환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GS25와 CU 등 편의점 업계도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행사와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관광업계는 대규모 단체여행 위주의 과거와 달리, 소규모·개별여행 중심으로 바뀐 소비 패턴에 맞춘 전략을 준비 중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여행사와 협력해 한류 체험, K푸드 투어 등 테마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천·전남·경북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축제·한류 공연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방한 관광객 수가 늘어나며 매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면세점과 백화점, K뷰티 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소비 트렌드가 대규모 단체 소비에서 개별 맞춤형 소비로 이동한 만큼, 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변화가 요구된다. 언어 서비스와 결제 편의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K콘텐츠와 연계된 체험형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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