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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지지율 1위의 독일대안당(AfD)이 거리에 나앉을 처지라는 소식이다. 2월 총선으로 원내 제2당이 됐음에도 극우 취급을 받으며 연립정부 협상에 끼지 못한 AfD가 당사로 써 온 건물을 조만간 비워줘야 하는데다 새 건물 마련 또한 어려울 전망이라고 한다. rbb방송 등에 따르면 26일 베를린지방법원은 AfD 중앙당사 건물 소유주인 부동산업체 크베르쿠스그룬트가 낸 소송에서 AfD를 향해 내년 9∼12월 해당 건물로부터 완전 퇴거하도록 명했다.
AfD는 2022년 베를린 북부 라이니켄도르프의 이 건물에 세를 들었다. 2027년 말까지가 당초 계약이었으나 원내 제2당이 된 2월 총선 직후 건물 외벽에 프로젝터로 당 로고를 띄운 채 안뜰에서 바비큐 파티를 겸한 축하연을 벌인 게 문제였다. 이곳에 규탄 시위대가 몰리자 경찰이 주변을 통제해 다른 세입자들까지 피해를 봤다. 건물주는 AfD 로고 등 상징물을 노출하지 않기로 한 임대차 계약을 위반했다며 퇴거를 요구했으나 AfD가 블응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즉시 퇴거’를 원한 건물주 요구 대신 계약기간보다 1년 앞당겨 나가도록 한 법원 결정에 AfD는 소송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자평했다. 다만 법원이 퇴거 기한으로 지정한 내년 가을까지 새 건물을 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AfD 대한 반감과 반대집회로 인한 불편 때문에 임대인을 만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월 총선 당시 파티도 별도 장소를 못 구해 당사 건물 앞에서 진행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의 경우 지역구(보덴제) 사무실도 못 구한 상황이다. 건물주들 요구사항이 많아 공간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AfD는 소송 과정에서 임대료 6％ 인상을 제시하며 내년 가을까지 머물 수 있도록 합의를 얻어 냈다. AfD 재무책임자 카르스텐 휘터가 이번 판결에 대해 “법치주의 승리”라며 “내년 우리 소유의 새 부동산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주간지 슈테른은 ‘AfD 곧 노숙하게 되나’ 제목의 기사로 “AfD에 부동산을 넘기면 큰 이미지 손상을 감수해야 하며 주변 지역 전체가 상시적 시위 장소가 될 것이다. 엄청나게 비쌀 것이란 점만은 확실하다”며 “당내에서 수천만 유로(수백억 원)까지 거론된다”고 짚었다.
AfD는 올해 초 총선에서 20.8％의 득표율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에 이어 연방의회에 두 번째로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최근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에선 집권당 CDU·CSU연합을 제쳤다. AfD는 근년 서유럽 전반에 두드러진 자국중심주의 경향의 하나다. 지난 수십년 다양성·복지 위주 국가방향성의 한계를 드러낸 현상으로, 서민·중산층의 대변자를 자처한 이들을 흔히 트럼프주의에 비교한다. 실제 JD 밴스 미 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AfD 지지를 천명해 왔다.
특히 머스크는 AfD 행사에 화상 참석하거나 자기 소유 엑스에서 바이델 대표와 대담을 진행해 수천만 명의 시청을 이끌어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내정간섭 비판엔 테슬라 공장 등 독일에 대량 고용을 창출한 투자자로서 현지 사업 환경 개선을 위해 발언할 수 있다고 응수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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