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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출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한국식 의료보험제도를 없애고 개인별로 비싼 사보험을 들어야 하는 시대로 바꾼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그는 검찰 기능 축소가 결국 국민 개개인이 ‘정의를 사야 하는 구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9일 한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정치플랫폼 ‘한컷’ 게시판에 올라온 “검찰 폐지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전엔 돈을 떼이고 고소하면 무혐의라도 검사가 돈 빌린 사실관계는 밝혀주니 그걸로 떼인 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이제는 각자 형편에 맞는 변호사를 선임해 싸워야 한다. 정의를 형편에 따라 사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자나 힘 있는 사람들은 상관없고, 나머지 모든 국민이 고통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기어코 범죄 대신 검찰을 없애버린 민주당 정권”이라며 거듭 비판했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최근 대선 이후 전국 민심 투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병행하며 검찰청 폐지 반대 여론을 적극적으로 환기하고 있다.
78년 만의 검찰청 폐지…공소청·중수청 체제로 전환
법조계 “보완수사권 필요”…미제 사건 급증 현실화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180명 중 찬성 174명, 반대 1명, 기권 5명으로 가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표결을 주도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조국혁신당 일부 의원들은 기권했고,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내년 9월, 설립 78년 만에 간판을 내린다. 검찰은 직접 수사 권한을 잃고 공소 제기와 유지 기능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전환된다. 검찰이 담당하던 수사 기능은 새로 출범할 중수청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분담하게 된다.
정부와 여당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조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국가 수사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검찰 사건 처리 지연은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3개월 이상 처리되지 못한 미제 사건은 2021년 4426건에서 2024년 1만8198건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2만 건을 넘어섰다. 경찰 인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수사 권한이 집중되면 주요 범죄 대응은 뒤로 밀리고 민생 사건이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선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검찰청이 폐지되더라도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변호사협회가 12~19일 변호사 23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은88.1%(2101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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