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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시도나 피해에 노출되어 보지 않은 시민은 거의 없을 정도로 이 범죄는 광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직화·지능화되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5년간 누적 피해액 4조 원을 단 5년만에 돌파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포항 남·울릉)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총 4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자체 1년 예산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다.
통계청이 발표한 ‘보이스피싱 현황·유형·추이와 대응 관련 시사점’ 보고서에 의하면,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발생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5년간의 누적 피해액 3조8681억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불과 최근 5년 만에 15년치 누적 피해액을 넘어선 것으로, 피해 증가 속도가 폭발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찰청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유형별 보이스피싱 통계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2020년 기관 사칭 2144억 원, 대출 빙자 4856억 원 수준에서 출발해 ▲2021년 각각 1741억 원과 6003억 원으로 늘었다. ▲2022년에는 기관 사칭 2077억원, 대출 빙자 3361억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기관 사칭이 2364억원으로 오르는 등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2024년에는 기관 사칭 피해액이 5349억원에 달했으며,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불과 1년 만에 178% 급증했다.
특히 우려대로 보이스피싱 발신국은 대부분 중국이었다. 2024년부터 2025년 6월까지 확인된 해외 보이스피싱 콜센터의 무려 94.2%가 중국이었으며, 베트남 4.1%, 태국 0.58% 순이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졌다. 해외·인터넷전화를 국내에서 010번호로 변조 조작하고, 가상사설망(VPN)을 경유해 국내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발신지를 숨기며, 이는 범죄 추적을 어렵게 하고 피해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VPN은 본사와 지사, 원격 근무자 등 다양한 위치의 네트워크를 인터넷을 통해 연결해 사설망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가상 사설망으로 불리는 시스템이다.
피해자 연령별 현황을 보면 2025년 7월까지 ▲20대 이하 3534명 ▲30대 1583명 ▲40대 1859명 ▲50대 3217명 ▲60대 3728명 ▲70대 이상 786명이다.
특히 60대는 전년 대비 85.4%, 70대 이상은 29.7% 늘어 고령층 피해가 급증했다. 메신저 피싱 피해자 역시 전체 3950명 가운데 60대와 70대 이상이 72%를 차지해, 고령층이 사실상 주요 표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며 “불과 5년 만에 15년간 누적 피해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보이스피싱은 나날이 고도화·지능화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전화사기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과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안보 위협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범죄 역시 개인정보유출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최근의 통신사 해킹 등 개인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민 대부분이 이런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우려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리얼미터가 제보팀장(제보 통신사) 의뢰로 2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4%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92.2%는 '유출 사고 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불편하고 걱정된다'고 답했고,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별문제 없다'는 의견은 5.7%에 그쳤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선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응답이 94.8%였다.
선진국이나 유럽연합 등과 같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83.1%가 동의했다.
피해자 보상 방식으로는 현금이나 위자료 등 금전적 보상(49.8%)을 가장 선호했고 요금·수수료 등 감면(21.3%), 대국민 사과(16.4%), 제휴 할인 이벤트·부가 서비스 무상 제공(4.6%) 순이었다.
기업들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에 대해선 67.1%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있어 고객 관리 보안 수준이 비용이나 혜택 등 다른 기준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은 88.7%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3.9%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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