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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핵심 쟁점 법안 처리가 마무리된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비쟁점 민생 법안 69건 처리를 위해 국민의힘에 협상을 제안했으나 필리버스터 장기화로 본회의 개최와 향후 국정감사 일정까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 대립이 다시 격화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30일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4박 5일간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4대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한 이후 오는 10월2일 본회의에서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재개할 경우 본회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생활과 직접 관련된 법안을 중심으로 여야 협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소모적인 필리버스터로 민생의 골든타임이 낭비됐다”며 “3주째 멈춰 선 민생경제협의체를 재가동하고 언제든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민생 법안과 내란 청산 이슈를 분리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며 협상 문턱을 낮췄지만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투쟁을 이어가며 응하지 않고 있다.
현행 국회법상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한 법안당 종결까지 하루가 소요된다. 국민의힘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경우 69개 법안 모두를 처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오는 10월13일 시작되는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일정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의사 진행 지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요건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 법안을 준비 중이지만 단기간 내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일부 법안이라도 우선 처리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국민의힘 측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감 전 일부 법안이라도 다루자고 제안했지만 응답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는 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본회의 무산 시 민생 법안 처리가 국감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교착 상황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정부 조직 개편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자 국민의힘은 장외투쟁과 의사 진행 저지 전략으로 대응을 강화했고 양당의 대립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여당은 쟁점 법안을 둘러싼 정치 공방과 달리 민생 입법에서는 협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회 안팎에서는 10월 초 본회의 개최 여부가 향후 정기국회 전체 일정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버스터가 장기화될 경우 민생 법안뿐 아니라 국정감사, 예산 심의 등 정기국회의 주요 일정까지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초반부터 대립 구도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2025년 입법 일정 전반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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