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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해법 논의가 30일 여당과 정부의 첫 당정협의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졌지만, 결론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8조 원 규모의 핵심 국책사업이 2년 가까이 표류하면서 2030년 전력화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국방부·방위사업청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고 KDDX 사업 방안과 방위사업청 조직개편 문제를 논의했다. 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부승찬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생 협력, 경쟁 입찰, 수의 계약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한 1차적인 법률 검토 결과를 보고받았다”며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쟁점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을 투입해 6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그러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두고 두 조선사가 법적 공방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사업은 사실상 멈춰섰다.
부 의원은 “상생 협력은 담합 논란으로 비칠 수 있고, 경쟁 입찰은 전력화 시기를 지연시킬 우려가 있으며, 수의 계약으로 가도 과거 HD현대중공업 직원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기소 지연 문제가 남아 있다”며 “이런 불합리·부정의가 없었는지를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 결정은 방사청이 내릴 문제지만 국회는 문제점을 짚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사청은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추진하면서도 한화오션을 일부 과정에 참여시키는 상생안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사실상 하청 참여라며 반발했고, 민간위원들 사이에서도 실효성 부족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선도함 이후 후속함을 조기 발주해 분담 생산하는 절충안도 거론된다.
업계는 이번 논의의 마지노선을 10월로 본다. 지난해 8월 결정 예정이던 사업자 선정이 정치권 개입과 업체 갈등으로 지연된 데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와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시한 내 결론 도출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방사청은 예산 이월과 사업 관리 부담에 직면해 있으며, 더 늦어질 경우 본 계약 체결과 착수 일정이 줄줄이 미뤄질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방위사업청 조직개편 논의도 진행됐다. 부 의원은 “방산 수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 본부장 직제를 신설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며 “K-방산 수출에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컴팩트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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