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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산하 법원 감사위원회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을 심의한 결과,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징계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향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에서 비위가 드러날 경우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법조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법원 감사위원회는 26일 열린 2025년 3분기 정기회의에서 지귀연 부장판사 접대 의혹을 주요 감사사건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했다. 이번 사건은 국회 논의와 언론 보도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만큼, ‘법관 향응 수수’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리감사관실은 현장조사, 술집 업주 및 동석자 진술청취, 사건목록 검토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보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9일 휴정기 무렵, 과거 지방 근무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변호사 2명과 만났다. 1차로 교대역 인근 횟집에서 저녁 식사와 음주를 하며 비용(15만5000원)을 직접 결제했고, A 변호사의 제안으로 2차 술집으로 이동했다.
문제가 된 술집은 내부에 라이브 시설이 있는 홀 형태로, 이른바 ‘룸살롱’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현장조사와 업주 진술이다. 지 부장판사는 술이 나오자 한두 잔만 마신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으며, 당시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사실도 없었다는 것이 동석자들과 업주 진술로 확인됐다. 이후 술값은 A 변호사가 결제했다.
또한 윤리감사관실은 동석자들과 지 부장판사 사이에 직무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이들이 지 부장판사 재판부 사건에 선임된 사례가 없었으며, 해당 모임 이후 별도의 접촉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법원 감사위원회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수사기관인 공수처의 조사 결과에서 비위가 드러날 경우 엄정히 처리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법원 감사위원회는 법관 비위 사건의 조사와 처리 방안을 심의하는 독립 기구로, 위원 7명 중 6명을 외부 인사로 위촉해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공정성을 위해 직접 안건으로 상정했다.
한편, 지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5부 재판장이다. 3월 이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날이 아닌 시간을 기준’으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어 5월 민주당은 지 판사가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변호사들과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업소는 단란주점으로 등록돼 있었으나 의혹이 불거진 뒤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5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 부장판사 역시 “접대를 받은 사실은 없다”는 취지의 자료를 제출해 해명했다.
법원 감사위원회가 이번 심의에서 결론을 보류한 만큼, 지 부장판사 의혹은 공수처 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적인 징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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