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줄어드는데 외국인 유학생은 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확보가 어려운 대학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나타난 변화다. 정부도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고, 최근에는 ‘유학생 30만 시대’를 전제로 정책을 양적 유치에서 질적 관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는 대학 국제화와 지역 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학생이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교육·연구 교류가 확대되고, 졸업 후 국내 기업이나 지역사회에 정착한다면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것이 학령인구 감소로 생긴 대학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울 수 있을까.
학생수를 늘리는 것과 대학의 구조적 문제 해결은 별개의 문제다. 국내 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대학의 정원과 교육체계, 지역 대학의 경쟁력 같은 근본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비수도권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에서는 국내 학생을 확보하기 어려워 외국인 유학생이 연구실의 상당 부분을 채우는 사례가 나온다. 대학 입장에서는 연구 인력 확보의 장점이 있지만,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는 것과 이들이 국내 산업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2024년 국내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 3만6271명 가운데 국내 취업자는 4993명, 13.8%에 그쳤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대학 재정에서 국제학생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국제학생 수가 감소할 경우 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에서도 해외 학생 감소 이후 일부 대학에서 예산 적자와 학과·프로그램 축소가 나타났다. 국제학생 유치가 대학 재정의 중요한 축이 된 만큼, 학생수 변화가 대학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물론 한국과 영국·미국의 대학 재정 구조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미도 아니다.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학이 해외에서 새로운 학생층을 확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다.
다만 유학생 증가를 학생 부족과 재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유학생을 많이 데려오는데 성공했다고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몇 명을 유치했느냐’ 다음이다. 유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고 졸업하는지, 졸업 후 국내 산업이나 지역사회와 연결되는지, 대학이 이들을 교육하고 지원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함께 봐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일시적인 모집난이 아니다. 국내 학생이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의 대응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줄어드는 국내 학생의 빈자리를 외국인 학생으로 채우는 것만으로 대학의 미래가 해결되지 않는다. 누구를 얼마나 유치할 것인가와 함께, 학생이 줄어드는 시대에 대학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답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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