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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는 유럽연합(EU)의 공식 통화다. 현재 19개국의 EU 가입국과 9개국의 비EU 가입국이 사용 중이며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들을 통칭해 유로존 이라고 일컫는다. 미국의 달러화에 비해 실질가치가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유로는 1999년 1월 1일부터 결제를 위한 가상 화폐로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2년 1월 1일부터 법정 통화가 돼 정식 동전과 지폐가 발행되기 시작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의 중앙은행이다. 이곳에서 유로존의 유로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 자체가 단일 경제체제를 갖추기 위해 출범한 유로는 현재 위기에 봉착해 있다. 독일이 유로존 내에서 가장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탈퇴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경우 지난 주말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중앙은행이 제시한 구제금융 안건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했다. 유로존을 떠나 과거 화폐로 돌아가겠다는 국민의식이 반영된 것이었다. 이에 유로존을 유지하려는 독일의 움직임이 바빠지게 됐다. 그리스의 이탈이 곧 유로존의 붕괴를 알리는 서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리스를 제외한 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에서는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정치권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상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이른바 그렉시트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 관심을 얻고 있는 까닭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유럽중앙은행의 구제금융 안건을 거부한 그리스 국민투표의 표심과 그리스의 재건 방향, 향후 유로존의 미래 등에 대해 진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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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치러진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국민들은 채권국이 제안한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했다. 사실상 긴축을 거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그리스 국민들이 유로존 대신 과거 그리스 통화 ‘드라크마’를 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리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치러진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의 긴축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지게 됐다.
사실상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그리스 국민들이 ‘유로’ 대신 ‘드라크마(유로를 사용하기 전 그리스 통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관광산업 등 서비스산업에 치중된 그리스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유럽 내 다수의 경제기관 및 단체들이 그렉시트를 높게 점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로존의 붕괴를 막으려는 독일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로존을 사실상 지휘한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이 그리스의 이탈을 막기위해 그리스 당국과 채무탕감 등과 같은 추가 협상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찬·반 박빙 예상을 깨트린 그리스 국민들…구제금융안 반대 61% 웃돌아
채권국의 구제금융안을 두고 찬·반 여부를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양 측이 팽팽히 맞서 박빙으로 치달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막상 개표함을 열어보니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리스 내부무가 발표한 최종 개표 결과 전체 유권자 986만여명 중 62.5%가 참가한 이번 선거에서 무효표 5.8%를 제외한 유효표 중 찬성 38.69%, 반대 61.31%를 기록했다. 채권국의 구제금융안을 국민들이 거부한 것이다.
▲ 자료: 그리스 내무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번 선거를 앞두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그리스 국민투표는 EU와 치프라스 총리의 대결이 아니라 유로와 드라크마의 대결이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평하기도 했다. 결국 그리스 국민들은 유로가 아닌 드라크마를 택한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국민들이 드라크마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절실한 마음이 적극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치프라스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긴축에 반대를 해야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 것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한 국제 금융 전문가는 “현재 도시가 아닌 농촌 등에 거주하는 국민들은 자급자족을 시작했을 정도로 그리스 상황이 말이 아니다”며 “유로존에 가입하면서 높은 경제성장률과 각종 혜택을 입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환율이 비싸지면서 관광객이 줄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가 기간산업인 관광산업이 침체되자 그리스 국민들의 생활의 질 자체가 하락했기 때문에 그리스 국민들은 유로 대신 드라크마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며 “이들은 국가 부도와 별개로 자신들이 살 방도를 찾은 것이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 한 고위 관계자는 “외신과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를 앞두고 치프라스 총리가 반대를 해야 채권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상당수 국민들이 동요한 것으로 안다”며 “치프라스가 말한 유리한 협상의 대상은 최대 채권국 독일이며 독일의 경우 유로존의 붕괴를 가장 경계하는 나라다”고 지적했다.
▲ ⓒ스카이데일리
“드라크마 가치 20~80% 절하될 것”…“오히려 관광산업 재개 활성화 기회다”
과거 그리스가 유로로 전환할 당시 1유로 당 340.750드라크마의 가치로 환산됐다. 그리스 국민들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당시 유로에 진입한 직후 그리스는 연평균 4%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호황을 보였다.
하지만 유로의 가치가 달러보다 높아지자 그리스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점차 감소했다. 특히 국토 북부가 험준한 산악지역이라 유럽과 연결되는 교통망이 해상교통에 집중됐던 것도 그리스 관광객 감소에 한 몫 했다. 유럽을 방문한 관광객들 대부분이 기차를 통해 국경을 넘나들었지만 그리스는 이 같은 철도 연결성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경우 관광·해운업 등 서비스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의 70%를 차지한다. 관광객 감소가 그리스 당국의 뿌리를 흔들 만큼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그리스 국민들은 이 같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드라크마로 돌아가 과거의 관광대국으로의 명성을 되찾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미국 인터넷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터에 따르면 드라크마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종전 가치보다 최소 20% 최대 80%의 가치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분석에도 그리스 내부에서는 오히려 환율 가치 하락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이고 관광이 살면 국가 위기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는 상황이다.
▲ ⓒ스카이데일리
獨 깊은 고심 ‘유로 지키기’냐 ‘채무탕감’이냐…7일 유로존 정상회의서 판가름 날 듯
당초 국민투표가 박빙으로 전개돼 찬성쪽이 근소하게 승리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압도적인 표차로 무너진 가운데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그리스 사태가 점차 ‘통화’를 둘러싼 대립 양상으로 변질되는 가운데 유로를 지켜야 할지 그리스가 원하는 대로 채무를 탕감해야 할 지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독일이 우선 그렉시트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한 그리스 이탈이 단순한 그리스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 주변국을 포함한 유로존 탈퇴를 희망하는 국가들에게 명분을 줄 수 있어 그렉시트가 유로존을 붕괴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작용한 것이다.
현재 유로존 탈퇴를 희망하는 여론이 강한 나라는 그리스 외에도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5월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영국 케머런 총리의 보수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바 있으며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 등에서도 점차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좌파진영의 인기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독일의 경우 유로존의 탄생과 더불어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국가로 손꼽힌다. 관세 등이 철폐되면서 제조업 강국 독일의 경기 진작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은 유로존 내 영향력도 가장 세다. 유로존을 관장하는 ECB(유럽중앙은행) 본부가 독일에 위치한 것 역시 이를 방증하는 한 사례다.
독일은 오는 7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ECB 정상들을 비롯한 주요 그리스 채권국 대표들과의 협의를 통해 그리스 사태의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의 주된 주제는 그렉시트를 방관할지 혹은 막을지 하는 문제다.
▲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로 독일 정부는 큰 고심에 빠지게 됐다.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선 그렉시트를 막아야 하지만 이 경우 그리스가 주장하는 채무탕감 혹은 추가 금융지원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독일을 비롯한 주요 채권국, ECB 정상들은 오는 7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의를 통해 그리스 사태의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독일 메르켈 총리 [사진=뉴시스]
그렉시트를 막기 위해서는 그리스 당국이 주장하는 채무탕감 혹은 추가 금융지원을 위한 그리스 정부와의 협상이 계속되게 된다. 그렉시트를 방관하게 된다면 예정된 채무상환일자까지 추가 지원은 없으며 결국 그리스는 실질적 디폴트에 빠지게 되고 유로존에서 분리될 가능성이 커지게 될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 안팎의 금융가에서는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BNP파리바가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70%으로 점친 가운데 크레디트 스위스의 경우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75%로 평가했다. 절반을 웃도는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컨설팅업체 테네오 역시 75%로 그렉시트의 실현 가능성을 내다봤고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66.6%의 확률을 내다봤다.
유럽 외부의 목소리도 그렉시트를 높은 가능성을 점치는 분우기다. JP모건체이스의 멜컴 바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지금으로서 가장 높은 시나리오다”고 전했으며 베렌베르크은행 측 관계자 역시 “그렉시트의 운명을 피하기가 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립호주은행(NAB), RBC캐피털마켓,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도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높게 분석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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