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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국회의사당 상권은 약 5만여명의 직장인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이다. 지난 10월말 시행된 김영란법으로 인해 고급 음식점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일반 식당가는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이 몰려들어 가게마다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사진은 점심시간에 나온 여의도 직장인들 ⓒ스카이데일리
김연랑법 시행 2개월이 가까워진 여의도의 핵심 상권 중 한곳인 국회의사당 상권이 전반적인 매출 감소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연말 특수도 없어진 상황이다.
국회의사당 상권은 국회의사당역 2번과 3번 출구 사이에 난 국회대로66길 중심으로 형성됐다. 메인길을 중심으로 현대캐피탈, KB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의 각종 금융권과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당사가 위치했다. 3번 출구 방면 은행로에는 KDB산업은행 본점,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이 있다.
모든 골목마다 사무실이 고르게 있다. 따라서 국회의사당 상권은 대로변보다 직장인의 동선상에 위치한 이면도로 상권이 더 발달했다.
중개법인 우리빌딩 박호섭 이사는 “국회의사당 상권은 대기업부터 소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오피스가 밀집한 업무지역으로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주5일 상권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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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고윤석] ⓒ스카이데일리 |
김영란법 직격탄 맞은 객단가 높은 ‘고급 식당’…단체회식도 줄어 적자 ‘울상’
국회의사당 상권은 약 5만여명의 탄탄한 직장인 수요층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직장인 위주 상권인 만큼 패스트푸드와 저렴한 가격의 한식·백반이 밀집한 지하식당가가 메인업종이다. 이 상권의 특징은 곳곳에 접대를 할 수 있는 고급 한정식집이나 일식집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회의사당 상권에서 영업 중인 고급 음식점은 한우 전문점 소담골, 이도, 민소, 프라임한우 등이다. 이런 곳은 100명 이상의 대규모 회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하식당가 대형 점포에 주로 입점했다. 객단가가 최소 4만원이 넘는 것도 특징이다.
고급 식당가의 주요 매출원은 대규모 회식 및 접대다. 하지만 김영란법 발효 이후로 접대는 물론이고 회식마저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됐다.
한우 전문점 ‘민소’는 한우모둠세트를 100g 단위로 판매한다. 판매가는 100g당 2만2000원이다. 1인분 200g 기준 4만4000원이고, 여기에 반주와 식사를 곁들일 경우 객단가는 5만원대가 된다.
민소 관계자는 최근 영업 현황에 대해 “김영란법 이후로 매출이 반토막난 것을 뻔히 알면서 뭘 묻냐”며 “연말인데도 회식 예약이 한 건도 안 잡혀 죽을 맛”이라 전했다. 이어 “당분간 접대 자체가 위축된 분위기”라며 “덩달아 회식 문화도 영향을 받은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각종 금융권, 언론사, 정당 등이 밀집했다. 이에 일반 오피스 상권과는 달리 고위 공무원과 고액 연봉을 받는 이들을 위한 고급 음식점들이 큰 평수로 입점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우 전문점인 민소, 이도, 소담골 ⓒ스카이데일리
한우구이와 샤브샤브를 전문으로 하는 A 음식점 역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 곳에서는 한우 등심이 150g이 3만5000원이었다. A 음식점 관계자는 “3달 전만해도 평일 저녁이면 120석 전체가 가득 차서 자리가 없었는데 지금은 평균 40석 수준”이라며 “직원을 감축하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적자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점심 장사가 잘 되는 한우 전문점 ‘소담골’은 고급 음식점 중에서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소담골은 인근 직장인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나 평일 점심 기준 150석 매장이 2회전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소담골은 한우 런치정식(2만8000원), 정통 궁중 갈비찜(1만8000원) 등의 고급 메뉴 외 차돌된장찌개(7000원), 불고기비빔밥(8000원) 등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점심메뉴를 차별화시켰다. 지난 3월부터는 저녁 메뉴에 1만3000원짜리 삼겹살을 추가했다.
점심시간 소담골을 찾은 직장인 이진희(28·여)씨는 “접대메뉴가 다소 비싸긴 하지만 가끔은 기분전환 삼아 사먹을 만한 가격”이라며 “가성비 좋은 일반 메뉴가 많아서 직장동료들과 자주 이곳을 찾는 편”이라고 전했다.
소담골 관계자는 “김영란법 이후로 저녁 매출이 30% 줄었다”며 “점심 장사 덕분에 손익분기점은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겹살 메뉴는 올초부터 있기는 했지만 지난달부터 주문 비율이 크게 늘었다”며 “작년 말의 경우 부서회식으로 60명 규모 10건이 예약됐다면 올해는 대폭 줄어 20명 단위로 10건이 예약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계자들의 생각은 음식점 관계자들의 의견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아무리 고급 음식점이 힘들다고 해도 실제 매물로 등장하진 않았다”며 “아직 버틸만하니까 그런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김영란법 시행 두 달째라 다들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이 동네 부동산은 수요나 공급 모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 국회의사당 메인상권 1층은 대부분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차지했다. 일반 음식점은 대부분 건물들 지하에 입점해 지하식당가를 형성했다. 지하식당가는 객단가 6000원~7000원 메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큰 변화요인 없는 일반 식당가엔 손님들 북적…저녁 술장사는 최근 매출 감소
메인상권 건물들의 1층 점포는 던킨도넛, 미스터도넛, KFC, 버거킹, 서브웨이 등 대부분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차지하고 있다. 또 건물들 지하에는 지하식당가가 형성돼 구내식당의 역할을 담당했다.
술집 중에서는 여의도비어, 세븐브로이펍, 야시장 등에서 점심시간 한정으로 1인당 6000원의 점심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총 180석 규모의 ‘여의도비어’ 사장은 “점심뷔페는 다양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식권을 구입해 매일 오는 단골도 많다”며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최근 음주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작년과 달리 연말 회식 예약이 아직 한건도 없다”며 “현재 점심뷔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술장사가 안 된다. 저녁 매출만 따지면 30%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지하식당가에 위치한 양식당 ‘다미’는 낙지돌솥밥, 회덮밥, 우동 등의 각종 메뉴를 일괄 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미 사장은 “객단가 6000원짜리 식당이 왜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겠냐”며 “점심·저녁 매출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변함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회의사당 메인상권은 지하나 2층의 경우 전용면적 33㎡(약 10평) 보증금 4000만원, 월세 400만원, 권리금 1억원 내외가 평균이다. 1층 점포는 전용면적 33㎡(약 10평) 기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0만원, 권리금 2~3억원 수준이지만 현재 매물이 전무한 상황을 보였다.
| 하동관 관계자 단박 인터뷰 |
▲ ⓒ스카이데일리 - 하동관은 어떤식으로 운영되는가
“오전 7시부터 시작해 준비한 음식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보통 오후 4시쯤 마무리 된다. 메뉴는 곰탕과 수육으로 단촐하다. 같은 곰탕이라도 고기 양에 따라 1만2000원부터 2만5000원까지 가격 차이가 난다”
- 매출 현황은 어떤가
“지난 2013년 11월 개점 이후로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0석에 달하는 대형 매장이지만 입소문이 난 이후로 점심시간이면 대기 손님이 생길 정도다. 예약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와도 기다려야 한다”
- 주요 고객층은 누군가
“기본적으로 인근 직장인이다. 김영란법 적용을 받지 않는 가격대라 국회의원과 보좌관, KBS 관계자 등도 변함없이 방문한다. 곰탕 자체가 호불호가 없는 메뉴이기 때문에 특정 성별이나 연령대를 구분하지 않고 남녀노소가 모두 찾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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