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코로나)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타를 맞고 있는 가운데 후방산업 역시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평일과 주말을 불문하고 승객들로 붐벼야 할 공항이 우한코로나 사태 이후 텅 비면서 덩달아 공항 내에 자리잡고 있는 입점업체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에 인적 끊겨…멈춰선 김포공항 ‘빨간불’
최근 김포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 내부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공항 내부에는 공항 관계자들 외 이용객들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탑승 수속 창구도 불이 꺼져 있고 공항 내 음식점들은 대부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편이 급감하면서 지난 12일부터 김포공항에서는 국제선 현황판 불이 완전히 꺼졌고 항공기가 단 한편도 뜨지 않았다.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일일 이·착륙 항공기 수가 0대를 기록한 것은 국내선 전용으로 운영되던 김포공항이 국제선 업무를 재개한 2003년 이후 17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3층 출국장에는 여행을 가는 이용객 한 명 볼 수 없었고, 그나마 공항 관계자들과 용역업체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안내 데스크를 제외하고 체크인 카운터, 수하물 서비스 센터 등에서 근무하던 직원도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한창 이용객들로 북적였어야 할 4층 식당가 입구에는 ‘항공편수 감소로 매장 운영시간을 조정한다’는 공지문만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4년 넘게 청소 용역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심정희(여·가명)씨는 “관광객들이 붐비던 공항이 한 달 사이 텅 비었다”며 “아직까지 이러한 현실이 믿기지가 않고 사태가 빨리 해결돼 예전만큼의 활력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으로 계약직이나 파견직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이미 일부 직원들은 권고사직과 무급휴직을 강요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때 유동인구가 많았던 롯데몰 김포공항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평소 사람들로 북적였던 국제공항과 롯데몰 이동통로는 인적조차 드물었다. 김포공항 국제선 항공편 급감, 국내선 이용객 감소로 롯데몰은 이용 시간을 한시적으로 단축했다.
롯데몰 내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윤나현(여·25)씨는 “우한코로나로 인해 공항 이용객들이 급감하면서 매출액이 50~60% 감소해 하루 수익이 30만원도 안된다”며 “유럽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손실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입점업체 관계자는 “여행객이 줄면서 덩달아 공항 입점업체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미 한 달 사이 매출액이 30% 넘게 줄었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영난은 물론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2001년 개항 이래 하루 이용객 최저치…적막 휩싸인 인천공항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우한코로나 여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루 이용객 평균 20만명에 육박하던 인천공항은 코로나 사태 발생 두 달 만에 하루 여객 1만명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하루 이용객 종전 최저기록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정점에 달했던 2003년 5월 20일 2만6773명이다.
인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이 성수기 기준으로 20만 명을 넘었던 만큼 2001년 개항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군다나 유럽에서 우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경제는 몰론 세계경제가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코로나 해외유입 차단을 위해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고 있어 당분간 인천공항 이용객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썰렁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항시 대기 중이던 공항버스와 택시도 몇 대만 정차돼 있었고 황량함만 감돌았다. 공항 내부에서도 평소라면 출국 심사를 위해 길게 늘어졌던 대기줄이 전무했다. 대부분의 탑승 수속 항공사 카운터는 문을 닫았고 출국장에 위치한 입점매장 직원 몇 명만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이처럼 항공업계가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덩달아 공항에 입점해 있는 상업시설의 매출 피해도 심각한 실정이다. 공항을 오가는 이용객들이 없고 식당 대부분은 잠정휴업에 들어갔다.
3층에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게 점주는 “한 달 전보다 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여행객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오전부터 저녁까지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이 30명도 채 안되고 매출도 작년보다 10배 이상 감소한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공항에 입점한 업체들이 코로나 장기화라는 초유의 사태로 매출이 하락해 임대료 감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그렇지 않아도 임대료가 비싸 부담이 큰데 정부에서 임대료를 인하하는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내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관훈(남·가명)씨는 “평상시 같았으면 많은 이용객들이 출국하기 전 간단한 빵을 구매하곤 했는데 지금은 장사가 전혀 안된다”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국제공항에서 방문객을 보기 힘든 상황이 아직까지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고 밝혔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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