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타를 맞은 한진그룹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유휴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대한항공은 41년간 직원 숙소로 쓰던 제주도 주택 일대를 매각한다. 9450.9㎡(약 2858평) 규모의 제주시 연동 사원 부지로 매각 금액은 300억~400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 노른자 땅인 종로구 송현동 토지토지(3만6642㎡) 및 건물(605㎡)을 비롯해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도 처분한다.
여기에 한진그룹의 물류 계열사 한진이 갖고 있던 렌터카사업도 매각한다.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과 렌터카 차량 3000여대, 600억원 규모의 자산양수도 계약을 22일 체결했다. 내달 중 차량 이관 및 최정 매각 가격을 정산하고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람코자산신탁과 현대오일뱅크에 주유소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을 통해 자사주 매입과 재무구조 안정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발전사업을 하는 SK E&S는 16일 중국 3대 민영 가스업체 차이나 가스홀딩스 지분 10.25%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대량거래 방식으로 1조8140억원에 매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감산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서둘러 현대오일뱅크 지분과 서울 잠원동 사옥 등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미 잠원 사옥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마무리하면서 당장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부터 매각하고 있다.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5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회사채를 발행하는 건 3년7개월여만이다. 기아차는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SK에너지도 이달 말 5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월별 회사채 발행액을 살펴보면 기업들의 현금확보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12조337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반면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월 들어선 오히려 줄어들었다. 3월 회사채 발행액은 5조5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2286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이후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발행액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이라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은행 대출에 기대고 있다. 3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01조3021억원으로 2월 말보다 무려 18조6757억원이 늘었다. 3월 한 달 동안에만 중소기업 대출은 8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은행권 대출로 현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가시화하면서 장기 침체에 대비한 기업들이 현금확보를 통해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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