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불평등, 과정은 불공정, 결과는 역차별’
최근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인 여행객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자 공사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방적인 일자리 정책이 ‘불평등과 불공정, 역차별 종합세트’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당장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 사이에선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이 정부가 말한 공정이냐며 성토하고 있으며, 공사 내부에선 노·사, 노·노 갈등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 덕에 2018년 이후 3년 연속 취업준비생이 뽑은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위에 선정된 곳이다. 인천공항공사에 취업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이 이번 인천공항공사 사태에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아니라 정책에 따라 운 좋게 인기 공기업 정규직이 되는 게 맞냐는 것이다.
이러한 역차별 논란은 비단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공사 내부에서도 갈등이 일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은 공사의 조직, 재무, 인사상 어려움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기존 정규직 1500여명인 상황에 1902명의 정규직이 추가되면 조직, 재무, 인사 등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규직이 대규모로 추가되면 인건비가 늘어 재무상태가 어려워질 수 있고, 신규 인력충원을 하기 어려워지는 인사상 문제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규직 노조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당초 수십여 차례에 걸친 노사전(노동자·사용자·전문가)협의회에서 우선 자회사로 편제하고 법령 개정을 마친 뒤 직고용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해놓고 추가 논의 없이 발표했다며 공사의 불공정성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도 이번 정규직 전환에 대해 온전히 만족하는 건 아니다. 공사는 2017년 5월 12일 전후로 입사한 비정규직에 대해 직접고용 차이를 두고 있다. 이전에 입사한 비정규직은 적격심사를 통해 사실상 자동적으로 정규직이 되지만, 그 이후 입사자는 일반 응시자와 마찬가지로 공개채용 방식으로 이뤄진다.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자의 경우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는 만큼 이는 또 다른 역차별이라는 게 비정규직 노조의 지적이다. 2017년 5월 12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지시를 내린 날이다. 세간에선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리는 인기 공기업의 정규직 입사 여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일 기준으로 정해지는 건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좋을 리 만무하다. 비정규직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부의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오히려 사회갈등을 초래하고 있어서다. 납득할 만한 기준과 절차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했을 때 피해를 보는 건 결국 국민이다. 올해 3200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인천공항공사가 기존 정규직 수보다 2배 이상 늘렸다.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여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인건비 부담을 늘린 것이다. 세금은 물론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손실까지 국민이 모두 떠안아야 한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