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립기념관은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가 어린 시절 체험학습, 소풍 등으로 한 번쯤 방문했던 장소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방문했을 때는 어린 시절과 느끼는 바가 크게 달라 한번 쯤은 다시 한번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코스로 꼽힌다. 사진은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독립기념관 내 겨레의 집, 태극기 한마당, 겨레의 탑. ⓒ스카이데일리
201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호조를 보이며 국민 사이에서는 해외여행이 유행처럼 번졌다. 2017년엔 그 해 해외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국민의 숫자가 절반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해외 여행길은 완전히 막혀버렸다. 몇 달이면 종식될 줄 알았던 전염병은 반 년 이상 지속 되고 있다.
앞으로 중·장기적으로도 하늘길이 열릴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면서 국민들은 코로나 시대에 나름의 해방구를 찾아나가고 있다. 국내 여행도 그 중 하나다. 특히 여름휴가를 앞두고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전국 각 지역들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충청남도 천안시도 그 중 하나다. 천안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독립기념관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춘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갈 때 마다 새로운 곳, 가면 갈수록 더 큰 매력 느끼는 곳…애국정신의 산실 독립기념관
충청남도 천안은 애국충절의 고장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애국지사, 순국선열들이 활동했던 곳이다. 임진왜란 진주대첩으로 유명한 김시민, 조선시대 실학자 홍대용을 비롯해 유관순, 이동녕, 조병옥 등 위인들이 천안 출신이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들이 다수 활동했던 만큼 1980년대 초 독립기념관 건립 후보지로 지정됐다. 이후 독립기념관이 1987년 개관했다. 개관 후 독립기념관은 체험학습, 소풍 등의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며 이후 우리나라 국민 중 상당수가 한 번쯤은 가보았던 천안시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어린 시절 한 번쯤 방문했던 탓에 성인들의 발길이 비교적 뜸하기도 했다.
이랬던 독립기념관에 최근 성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었던, 어쩌면 당연하게만 여겼던 전시품 등을 다시 보면서 새로운 감회를 느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역사인식을 고취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애국여행의 필수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독립전시관은 광장만 폭 222m, 길이 258m, 면적 약 3만 8535㎡ 등의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광장에서 전시관까지 도보로 약 10여분 남짓 소여될 정도다. 독립기념관 내부를 오가는 셔틀열차·버스가 운행되지만 대부분은 도보로 이동하는 편이다. 전시관까지 가는 길에도 상당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겨레의 탑이 대표적이다. 높이만 51m에 달하는 겨레의 탑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친 영원불멸의 민족기상을 표상하고 민족의 자주·자립을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한다. 전·후면에 무궁화와 태극의 약동하는 부조가 있고 탑 내부에는 청룡·백호·주작·현무의 4신도를 상징화한 모자이크 조각이 4면을 장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거대 조형물인 만큼 보는 만으로도 온 몸이 짜릿해지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겨레의 탑을 지나 좌우측 마당에는 ‘태극기 한마당’이 펼쳐져 있다. 광복 60년을 기념해 설립된 ‘태극기 한마당’은 8·15개의 태극기가 한 곳에 모여 있어 진풍경을 자아낸다. 휘날리는 태극기 사이에서 멋드러진 포즈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은 이곳만의 매력이다.
사진 촬영을 마친 후 도보 몇 걸음만 가면 독립기념관 초입인 ‘겨레의 집’을 맞이할 수 있다. 길이 126m, 폭 68m 규모로 높이는 45m에 이른다. 동양최대의 기와집이라 알려진 ‘겨레의 집’은 고려시대 건축물인 수덕사 대웅전을 본떠 설계됐다. 한식 맞배지붕 건물이며 북경의 천안문보다 규모가 더 크다. 높은 천장 아래에 위치한 대형 조각상 ‘불굴의 한국인’ 등은 방문객에게 해외여행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경의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겨레의 집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독립기념관 전시관을 맞이할 수 있다. 총 10개의 전시관으로 이뤄져 있지만 메인 전시만 관람하고자 한다면 제 1~6전시관만 둘러돠도 무방하다. 이곳 전시관에는 선사시대부터 지금의 대한민국이 세워지기까지의 역사적 사료와 예술품 등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세부적으로 △제1관 ‘겨레의뿌리’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인 1860년대를 △제2관 ‘겨레의 시련’은 일제 식민 지배시절을 △제3관 ‘겨레의 함성’은 3·1운동 당시의 모습을 △제4관 ‘평화누리’은 독립을 위한 투쟁의 현장을 △ 제5관 ‘나라 되찾기’는 조국 독립을 되찾기 위해 전개된 독립전쟁을 △제6관 ‘새 나라 세우기’는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수호운동과 민중의 항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 등을 각각 보여주고 있다.
각 전시관에선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역사 사료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주먹도끼, 빗살무늬토기를 비롯해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실제 사용했던 칼, 안중근 의사의 일기장 등 위인들이 실제 사용했던 물품이 다수 전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를 기린 3D 영상 예술품, 위인 밀랍인형 등의 작품들도 마련돼 있다.
독립기념관 전시장을 천천히 둘러보면 약 2~3시간이 소요된다. 전시관을 나와 다시 주차장이 자리한 광장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고구려 전성기를 이끌었던 광개토대왕을 기리는 광개토대왕릉비가 있다. 광개토대왕릉비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고구려의 위상을 느껴보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다.
지역명물 호두과자 한 봉지 들고 유관순·조병옥 독립운동가 발자취 느껴볼까
천안의 대표 먹거리는 호두과자다. 천안 어디에서나 호두과자 판매점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호두과자를 한 봉지 들고 입에 넣으며 위대한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느껴보는 것은 천안여행의 매력 중 하나다. 가장 먼저 가볼 곳은 유관순 열사 생가가 위치한 병천면이다. 병천면은 유관순 열사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 조병옥 박사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위대한 독립운동가들의 고향인 만큼 병천면엔 볼거리가 가득하다. 병천면 탑원리 338-1에 위치한 유관순 열사 생가는 1972년 10월 14일 사적 제230호로 지정됐다. 1919년 4월 1일 아우내만세운동 당시 일본관헌들이 가옥과 헛간을 불태워 유품 한 점 없이 전소되고 공터만 남아 있다 1991년 12월 30일 복원됐다.
생가 옆에는 박화성이 시를 짓고 이철경이 글씨를 쓴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또 유관순 열사가 다녔던 매봉교회도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유관순 열사 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유관순 열사의 동상과 추모각이 있다. 추모각에서는 매년 9월 28일 (순국일)에 추모제가 거행된다. 현재 내부 공사로 인해 유관순 추모각은 방문이 제한되고 있다.
유관순 기념관 가까운 곳에는 독립운동가 조병옥 박사의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조병옥 박사는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 경찰관이자 정치가다. 일제 강점기 초반 도미유학과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안창호에게 감화돼 그의 흥사단과 수양동지회, 국민회 등의 일을 적극 도왔다.
조병옥 박사 생가 가까운 곳에는 아우내 장터가 위치해 있다. 1919년 3월 1일 유관순 열사가 직접 3.1운동을 전개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당시 아우내 장터에는 약 3000여 명의 장꾼들이 모여 3단계로 만세운동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세운동에 참여한 군중은 ‘대한 독립’이라고 쓴 큰 깃발에 태극기를 달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를 누볐다.
당시 만세운동 소식을 접한 일본 헌병들은 주재소를 향하는 군중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쏴댔다.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 당시 일제의 강제 진압으로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이 19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관순 열사를 포함한 많은 참가자가 부상이나 투옥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아우내 장터는 3.1운동을 기념하는 비석 등이 남아 있다.
아우내 장터는 위대한 영웅들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면서 지친 몸과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의 명물은 순대다. 아우내 장터에는 순대 골목이 형성 돼 있다. 순대국밥을 먹으며 여행에서 느꼈던 감정을 천천히 되새기는 과정은 천안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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