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발발한 6·25 전쟁은 대한민국에는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딘 애치슨에 의해 한반도를 미 극동방위선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애치슨라인이 설치돼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설상가상 국군 장병 태반이 휴가를 간 상태에서 벌어진 기습 남침에 우리나라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풍전등화의 한국을 구한 건 1950년 9월 15일 그야말로 만인의 반대 속에 실시된 인천상륙작전(크로마이트작전)이었다. 유엔연합군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인천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상륙이 불가능하다는 미 행정부, 의회, 부하 장성들의 만류를 물리치고 기적처럼 작전을 성공시켰다. 이는 인천 점령, 서울 탈환, 북진으로 이어졌다.
인천광역시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엔 인천상륙작전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설치됐다. 2010년 6월 조선일보·한국정당학회가 공동실시 해 응답자의 53.7%가 인천상륙작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이라도 하듯 6·25 전쟁이 발발한 지 반세기가 넘은 오늘날에도 이곳에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대한민국 위대한 역사 부정하는 행태에 사후에도 수난 겪는 맥아더 장군
자유공원은 1889년 인천 거주 외국인들을 위해 우크라이나 출신 토목기사 아파나시 세레딘사바틴(1860~1921)이 설계한 역사 깊은 공원이다. 본래 명칭은 만국공원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서공원으로 개칭됐고 휴전 후인 1957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맥아더 동상이 세워진 것도 1957년의 일이다. 인천 중구청 문화관광과 측은 자유공원에 대해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응봉산 전체를 자유공원으로 지칭한다”며 “맥아더장군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충혼탑, 석정루 등은 물론 4월 자유공원벚꽃축제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벚꽃축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소됐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기적의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공로에 대한 작은 감사의 뜻이었지만 동상은 숱한 수난을 겪었다. 2018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반미 단체에 의해 화염에 휩싸이기도 했다. 갖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맥아더 동상은 인천 시가지, 인천항, 서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유공원 광장 옆에서 24시간 관광객을 맞고 있다.
항구도시 인천서 맥아더 장군과 함께 즐기는 생선회 한 점
자유공원을 찾는 관광객이 들르는 필수코스는 생선 횟집이다. 생선회는 바다 하면 생각나는 대표음식이기도 하다. 생선회는 물고기를 날로 먹는 음식이다. 주로 고추냉이를 푼 간장이나 초장에 찍어먹는다.
흔히 생선회를 즐기는 나라로 한국·일본을 꼽지만 의외로 회를 먹는 나라는 많다. 중국에서는 한류 등의 영향으로 생선회를 찾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뉴욕, 영국 그레이터런던, 프랑스 일드프랑스 등에서도 초밥 등 생선회를 즐기는 모습이 흔하다.
자유공원 인근에서는 생선횟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이가 찾는 곳은 S횟집이다. 서해에서 잡히는 다양한 어종을 취급하는 이곳은 회는 물론 동태탕·알탕·꽃게탕·꼬막비빔밥 등 익힌 숙식(熟食)도 제공해 회에 거부감이 있는 관광객들도 즐겨 찾곤 한다. 자유공원에서 도보로 약 1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S횟집 관계자 김호중 씨(가명)는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역사를 기리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전국에서 찾는다”며 “역사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안보에 대해 무관심해져가는 청년층, 맥아더 동상 훼손을 시도하는 일부 단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가족과 함께 가게를 찾았다는 서영란 씨(38·여)는 “맥아더 장군의 공과가 있겠지만 저는 공이 더 크다고 본다”며 “(공을) 낮추려는 사람들과 기회가 된다면 인천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 관련 역사여행 필수코스 부촌 서초구, 지방 사람들까지 몰리는 맛집 다수
자유공원 방문객들은 많은 수가 은퇴하고 노후를 보내는 노년층이지만 청년도 적지 않다. 지방에서 상경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관광코스는 인천종합버스터미널로 직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서울 도심을 구경한 뒤 인천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서울 서초구도 인천상륙작전의 영광을 느낄 수 있는 필수 여행코스다. 인천상륙작전 직후 벌어진 서벽전투에서 북한군은 필사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무악재 일대에서 벌어진 고지전에서 연합군은 고전했지만 구로·관악 일대를 평정하고 경기도 시흥군 신동면 잠실리(현 서초구 잠원동)까지 진출한 미 육군 7사단 32연대가 에드워드 알몬드 소장의 명령에 따라 한강 이북으로 북진함으로써 북한군 방어선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멀리 대구광역시에서 일부러 인천까지 왔다는 김동현 씨(68)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해 자유공원을 자주 찾는 관광객 중 한 명이다. 평생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하고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인천상륙작전의 흔적을 찾기 위해 자유공원을 들른 후 꼭 서초구를 찾는다. 그리곤 전쟁과 관련 깊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그가 추천한 맛집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소재한 ‘E육회’였다.
육회는 가늘게 채 썬 쇠고기를 전혀 익히지 않고 설탕·소금·간장·참기름 등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지역에 따라 달걀노른자를 얹기도 한다. 육회는 과거 고대~중세 전장터에서 기병들이 먹던 비상식량에서 유래했다. 6·25 전쟁 때도 어쩌다 한 번씩 귀한 고기를 얻게 된 국군 장병들이 기도비닉(企圖庇匿·적에게 들키지 않으려 기척 없이 움직임)을 위해 불을 피우는 대신 육회로 먹은 것으로 알려진다.
안성호 E육회 사장은 “6·25 관련 행사 등을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들이 가게를 자주 찾는다”며 “육회 등 한식을 최상으로 경험하게 하면서 한식의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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