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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신호 켜진 나라빚…이대로가면 신용등급 2단계 ‘강등’

한경연 “2045년 국가채무비율 99.6% 도달 시 국가신용등급 2단계 하락”

“금융위기 때도 국가채무 급증시 신용등급 강등…스페인 9단계 떨어져”

“재정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확신 금물…엄격한 재정관리로 신뢰 구축해야”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10-13 14: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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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국가신용등급이 0.03단계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역 일대. ⓒ스카이데일리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국가신용등급이 0.03단계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정부는 2045년 국가채무비율을 최대 99.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말 38.1%보다 61.5%p 높은 수치다. 이 시나리오대로 국가채무비율이 올라간다면 국가신용등급의 2단계 하락 압력이 발생하는 셈이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국가채무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한경연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채무비율, 1인당 GDP, 물가상숭률, 경상수지 등 4개 변수가 다음해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전 세계 41개국이 대상이다.
 
그 결과 국가채무비율이 1%p 늘면 국가신용등급이 0.03단계 감소하고 1인당 GDP가 10배 늘면 국가신용등급이 6.2단계 상승하는 등 국가채무비율,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국가신용등급과 음(-)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인당 GDP, 경상수지는 국가신용등급과 양(+)의 관계를 가진다.
 
한경연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단기간에 국가채무가 급증했던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국가의 신용등급이 3~4년 만에 최고수준에서 투기등급 직전까지 하락했다”며 “최근 우리나라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가 대외신인도 악화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잠재적 마지노선인 40%를 돌파하면서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8년까지 GDP대비 36% 수준을 유지하던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8.1%로 늘어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재정지출이 증가하면서 43.9%까지 상승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2045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99.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국가채무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부 유럽 국가들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다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했다”며 “위기상황일수록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부분에 지출을 집중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스페인은 성장률 저하 및 실업률 상승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투자확대, 주택구매 지원 등 경기부양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재정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재정적자만 누적되면서 2008년 GDP 대비 39.4%에 불과했던 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12년 85.7%로 4년 만에 2.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은 AAA에서 BBB-로 9단계나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2007년 국가신용등급이 최상위권(AAA)에 속해있던 ‘아일랜드’는 2008년 들어 부실금융기관 구제를 위해 정부가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2010년 한해에만 GDP대비 29.7%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비율은 23.9%(2007년)에서 111.1%(2011년)로 4년간 4.6배 급증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아일랜드의 신용등급은 2009년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하향돼 2011년에는 최고등급 대비 총 7단계 떨어진 BBB+를 기록했다.
 
반면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이 증가했지만 엄격한 재정관리를 통해 지금까지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가채무비율이 2008년 대비 2010년 2년간 16.8%p 증가하는 등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자 즉각 헌법에 ‘균형재정 유지 원칙’과 ‘신규 국가채무발행 상한(GDP 대비 0.35%)’을 명시하는 등 기존에 비해 한층 강화된 재정준칙을 도입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도 최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과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각각 60%, -3%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재정준칙 도입안을 발표했지만 채무비율 상한선이 지나치게 높고 제재수단도 없어 실질적 효과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채무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면 해당 국가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 및 해외 투자자금 유출을 초래해 국가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S&P 등 주요 신용평가사에서는 경제성장률,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와 함께 재정건전성을 신용등급을 판단하는 주요 요인으로 활용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수준이 주요국에 비해 낮아 괜찮다는 인식이 있는데, 재정건전성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며 “스페인과 아일랜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탄탄했던 재정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고 훼손된 재정건전성을 복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평상시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국가채무비율의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증가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 것도 걱정이다”며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복지지출 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최근 발표된 재정준칙안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완해, 국가재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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