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달 10일 진행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다탄두로 동시다발적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공개했다. 이 밖에도 직경 600㎜급 초대형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다양한 개량형 재래식 무기가 열병식에 등장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무기에 대해 북한은 ‘자위적 정당 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이라 칭하며 공격이 아닌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특별인터뷰를 마련해 국방·안보 전문가인 박휘락 교수를 모시고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
Q. 북한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형 SLBM을 두고 외신에서는 ‘괴물 미사일’이라면서 그 위력을 경계했는데, 북한의 미사일은 과연 누구를 겨냥한 것일까요?
“사실상 우리나라와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 전략 중 최소 억제 전략(minimum deterrence strategy)은 현재 영국과 프랑스가 채택하는 전략으로, 양국은 현재 30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러시아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암시하여 핵공격을 억제합니다. 따라서 이는 최소한의 피해만으로도 핵 강대국을 억제할 수 있는 전략이 됩니다. 북한 또한 ICBM과 SLBM 등을 보유함으로써 핵 강대국인 미국으로부터의 공격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2017년 11월 28일에 발사한 화성 15형은 13000km의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입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막은 현재 알래스카에 40기, 캘리포니아에 4기로 총 44기가 있지요. 이 미사일 방어막은 공격해 오는 미사일을 요격하여 방어하는 방식이므로 공격해 오는 미사일의 수가 44기보다 더 많다면 방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요격하기 전 탄두가 분리될 경우 미사일 방어막이 탄두를 식별하기 어려워져 요격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ICBM인 화성 16형은 2017년 발사한 15형에 비해 크기가 커지고 동시에 탄두 적재함(payload)의 용량이 커져 미국에 발사하게 된다면 미사일 방어막의 방어확률이 크게 떨어집니다. 화성 16형뿐만 아니라 신형 SLBM인 북극성4-A(ㅅ)은 잠수 시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미사일은 미국을 한반도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Q. 일각에서는 올해 북한 열병식이 야밤에 호화로운 조명 하에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혹시 진짜 무기가 아닌 모조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계속해서 미사일을 집중 연구해왔습니다. 해외에서는 열병식에서 선보인 화성16형이 모형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미사일 연구는 축적된 기술력이 있으므로 함부로 확신할 수 없다고 봅니다. 만일 모조품이라고 할지라도 그 모조품 자체가 군대개발의 목적의식을 확고히 하고자 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열병식은 화성16형과 북극성 4-A(ㅅ)를 주로 보여주면서도 첨단 전략무기에 못지않게 후방에 사열한 보병군단의 첨단 재래식 무기를 충분히 과시했습니다.”
Q. 북한 미사일의 위력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미사일의 위력보다는 미사일에 적재된 것이 무엇이냐가 중요합니다. 미사일의 적재함에 실린 것이 단순한 재래식 폭탄이라면 그렇게 큰 위력을 보일 수 없겠으나 핵탄두가 실려 있다면 그 위력은 도시 하나를 폭파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북한이 최초로 핵실험을 성공한 시기는 2013년으로, 당시 3차 핵실험을 통해 원자폭탄 제조에 성공했습니다. 원자폭탄은 TNT폭탄 15000톤과 맞먹는 위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반경 1km를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정도입니다. 북한은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으로 수소폭탄 제조도 성공했습니다. 수소폭탄 250kt은 반경 5km를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시에 투하했다고 가정했을 때, 낙진 등 기타요인을 포함해 최소 300만에서 최대 400만의 사상자를 낼 수 있는 무기입니다.”
Q. 북한의 경제가 김정은 집권 후 최대 위기라고 하는데 무기개발에 그 많은 자원을 쏟아 붓는 것이 가능했을까요?
“첫째로, 북한의 경제위기가 심각하다고는 하나 현재 북한 인구는 2500만으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로, 지금까지 무기를 팔아 벌어들인 외화나 남한 측에서 지원한 물자의 힘, 그리고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력에 더해 지금까지 꾸준히 미사일을 개발해왔기에 발전해온 기술력이 남아있을 것이고 또 냉전 시대의 무기 기술자들이 소련의 붕괴로 인해 북한으로 많이 넘어왔을 것으로 봅니다.”
Q. 북한이 무기 개발 등에 투자하는 국방비가 우리나라보다 많을까요?
“한국이 GDP의 2.5%만을 국방비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은 GDP의 20%이상을 국방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도 투자금의 비율이 크기 때문에 무기 개발에 메리트가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북한은 군대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 내부 경제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북한군 내부 경제력과 GDP의 20%이상을 차지하는 국방비를 모두 합치면 한국 국방비의 1/3 정도 수준이 됩니다. 따라서 충분히 미사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이지요. 또 북한의 모든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에 집중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 측에서는 우리나라로부터 공격 의사를 내비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방어에 신경 쓸 이유가 없습니다. 방어에 투자하는 대신 공격에 집중해 개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입니다.”
Q. 대한민국과 북한 군사력을 비교해서 설명해주십시오.
“우리나라는 GFP(Global Fire Powe·세계 군사력 순위) 랭킹에서 6위를 차지했고 북한은 25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6위인 반면에 선진국인 프랑스가 7위, 영국이 8위에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해 보이지만 이 순위의 선별 기준이 되는 50가지 요소 중 가장 지배적인 부분이 경제력이라는 점, 그리고 잠재적 전쟁수행 능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랭킹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군사력을 비교할 때 핵을 제외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재래식 전력은 결코 핵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반드시 북한의 자체 핵무기와 대한민국이 가진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해 전력을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단기속결전일 때 전체 128만, 지상군 110만명의 대규모 군대가 위력을 발휘해 유류 및 차량 등 상당수는 현지 조달이 가능해집니다. 만일 군사력을 수도권과 같은 좁은 지역에 집중하게 된다면 남북한 군사력 비율의 격차는 더욱 커집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북한에 비해 명확히 열세입니다.”
Q.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전쟁 발발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북한 측에서 미국이 더 이상 한반도에 끼어들 수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나빠지느냐, 미국이 남북한 전쟁 발발 시 남한에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전쟁 발발 시기는 달라집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나빠질 것이고, 북한의 핵 억제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국이 남한에 개입할 가능성도 점점 낮아질 겁니다. 현재 판단으로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확률이 가장 높은 시점은 미국에서 제 46대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새 정부 출범 시까지의 기간(2020년 11월3일~2021년 1월 20일)입니다. 북한으로서는 바람이 북에서 남으로 불어 화학물질의 사용이 용이한 겨울에 전쟁을 일으키는 게 유리합니다. 북한은 탄저균, 천연두 등 세계적으로 이미 백신이 사라진 바이러스의 종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균들은 살포 약 20시간 만에 남한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바이러스들을 살포하는 주요 목적은 한반도에 유엔군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안일한 태도로 대응하고 북한 열병식을 생중계하기까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열병식 때 북한이 과시한 군사력은 단순히 북한 체제 유지를 위한 선전용일 뿐이지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남한은 북한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인 군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확고한 한미동맹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입니다. 안보는 누구도 대신 책임질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이 나서서 안보의식을 갖춰야 합니다.”
[박휘락 교수]
△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졸업 (정치학 박사)
△ 미국 National War College 졸업 (석사)
△ 육군사관학교 졸업
△ 저서 : <비핵화 협상:위험한 실험> <국가안보론> <북핵 억제와 방법> 등 다수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