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들이 또다시 무더기 불참한 가운데 4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서 청와대는 여당의 당헌 개정에 대해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정부는 어느 정권 못지않게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최근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하고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을 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정당 내부 활동과 결정에 대해, 특히 선거 관련 사안에 대해 지금까지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당대표로 있던 2015년 당 혁신의 일환으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한 당헌(96조2항)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하학렬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진 경남 고성군수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새누리당이 여기 고성에서 무책임하게 또 후보를 내고 표를 찍어달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헌까지 바꿔가며 자당 소속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으로 치러지게 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했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 비서실장은 “민주당 전 당원 투표에 당원 26%만 참여해 86%가 당헌 개정에 찬성했는데 이는 절차적 정당성 위반이다”는 지적에도 “저희들은 여야 간 정치적 쟁점과 정쟁화된 부분에 대해선 가급적 입장을 밝히지 않으려 한다”고 입을 다물었다.
반면 노 비서실장은 문재인정부 평가에선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천하위공(天下爲公·세상은 만인의 것)이나 공정과 가까이 있다고 보는가”라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질문에 “역대 정부 어느 때보다 법령에 근거해 공정하게 법을 지탱하고 있다”며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문재인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 못지않게 공정한 국정운영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야당에서 보궐선거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민주당은 고성으로 대응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문정복 의원 등은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왜 당에 대한 질문을 하느냐”고 따지며 “실장님이 답변할 일이 아니다”고 노 비서실장 입을 막았다.
문 의원은 또 같은 당 소속 김태년 운영위원장에게 “야당 의원이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했다. 사실에 관계한 얘기를 해야지 대통령 욕보이는 게 국회의원이 할 일이냐”며 국민의힘에 주의를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김학의·장자연 사건 (진상은) 밝히라고 하면서도 추미애·박원순 등에 대해선 선택적 침묵을 하고 있다”며 “그러니 ‘입진보’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이다”고 맞받았다.
한편 노 비서실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윤 총장이 (본인을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공개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며 “본인 스스로도 아주 곤혹스럽고 민망할 것이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보장했다는 윤 총장 주장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어 공정성 시비가 있다는 지적에는 “책임정치를 위해 당과 정부가 상당히 밀접하게 협조하는 게 국정운영에 있어서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업규제3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공정거래3법 등에 대해선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며 “(국회가) 입법으로 결실을 맺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에서 발생한 실종 공무원 총살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남과 북, 유관국이 함께 합의사항들을 조속히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감은 당초 지난달 2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주요 참모진 7명이 국감 전 날 불출석을 통보함에 따라 연기됐다. 그러나 4일 국감에도 △김종호 민정수석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윤창렬 사회수석 △노규덕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이성열 국가위기관리센터장 △유연상 대통령경호처장 △김태형 대통령경호처 기획관리실장 직무대리 △지상은 경호본부장이 불참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 불출석은 관례다”고 주장했지만 문재인 민정수석은 2003년, 전해철 민정수석은 2006년, 조국 민정수석은 2018년에 각각 국감에 출석한 바 있다.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된 배경을 추궁하려 했던 국민의힘은 “국회와 야당 무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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