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강남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내놓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 입주민들에게 입주 시작시점 보다 5~6년 전 출시된 가전제품을 유상옵션으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민들은 포장만 번지르르하게 해놓고 구식모델을 설치한 것은 사실상 입주민 기만이나 다름없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원에 위치한 삼호가든맨션3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2015년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 ‘THE H(디에이치)’를 출범하고 처음 수주에 성공한 단지다. 이 단지는 건폐율 17.96%, 용적률 299.49%를 적용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6개 동, 848가구 규모로 재탄생했다.
현대건설은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였던 만큼 설계부터 시공에 이르기가지 상당히 공을 들였다. 단지에 비정형 문주와 강남 최초로 유선형 외관을 적용했고 보행로를 따라 분재형 향나무와 대형 배롱나무등 다양한 수종의 수목을 식재했다. 권치규(한국), 황치양(대만), 김병호(한국)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다.
또한 네덜란드 디자인 거장 카럴 마르턴스가 아시아 최초로 참여한 공간 예술 작품인 ‘클라우드 워크’를 설치했으며 단지 내부에는 새소리와 물소리가 한적한 리조트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외관은 웨이브형 특화 설계로 비정형 문주, 조경 등 제공해 단지 고급화에 주력했다.
그런데 최근 이곳 입주민들 사이에선 고급스러운 이미지 구축을 위한 화려한 외관과 달리 정작 아파트 각 호실의 실내는 타 아파트에 비해 못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에 제공된 가전 유상옵션들이 구형 모델들로 채워진 사실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면서 정작 보이지 않는 부분은 일반 브랜드보다 무성의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상 기만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라클라스’에 추가 선택 품목으로 제공하고 있는 가전제품은 하이브리드 쿡탑, 양문형 냉장고, 기능성 오븐 등 총 8가지다. 이들 모델 중 상당수는 분양 및 입주 시기를 고려했을 때 상당히 구식 모델로 채워졌다. 해당 단지 청약은 2018년 12월에 진행됐으며 입주는 지난달 15일부터 진행됐다.
일례로 유상옵션 제품인 하이브리드 쿡탑 모델 하츠 사의 ‘GEC-3601GAH’의 경우 제조일이 2016년 11월이었다. 김치냉장고 모델인 삼성전자의 RQ22K5L(R)01EC 역시 2016년에 제조됐다. 기능성 오븐인 삼성전자의 HSB-N361B은 이보다 훨씬 전인 2015년 7월에 제조된 모델이다. 입주민들이 이 모델들을 유상옵션으로 선택했을 경우 4~6년 전 구식 모델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해당 옵션제품들의 경우 이미 관련 기업의 상품설명 홈페이지에선 사라진 상태다. 그 자리는 최신형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하츠의 경우 2018년 4월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전기쿡탑 3구, 모델명 IH-362DTL이 있다. 오븐의 경우도 삼성전자 홈페이지 제품-주방가전-오븐/전자레인지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페이지 가장 위엔 최신형 오븐인 제품명 MC35R8088LP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디에이치에 적용되는 가전제품은 모두 고급화 이미지에 걸맞은 것들로 선정됐다”면서도“해당 모델들은 제조 시점을 고려해 선정된 것이다”고 답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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