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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3개사가 올해 1~5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상위 10위권에 안착했다. 다만 최근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K-배터리 업체들이 조금씩 밀려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8.4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6GWh 대비 2.6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올해 1~5월 중국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7.6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GWh 대비 272.1%나 확대됐다. 이에 CATL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BYD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0GWh에서 6.1GWh로 207.4% 늘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순위에선 4위를 차지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3개사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크게 선전했다. 올 1~5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0.5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GWh와 비교해 166.7% 늘었다. 그러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에 밀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한 계단 낮은 2위에 안착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4.7GWh로 104.8% 성장했으나 순위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위에서 올해 5위로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4.5GWh로 무려 152.2% 확대됐다.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6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점유율은 6.8%에서 5.3%로 1.5%나 줄었고 SK이노베이션 역시 5.3%에서 5.1%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3사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대 생산 능력, 세계 최다 고객사 확보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점령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의 매서운 공세로 K-배터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정부도 K-배터리의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이르면 다음주께 배터리 업계 현안과 건의 사항을 토대로 마련한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발전 전략에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과 지원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또 업계 간 연대와 협력, 핵심 인력 양성, 공급망 강화 등 미래 성장 전략이 고스란히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기대도 크다. 산업부는 지난해 미래 산업 혁신을 위한 인재 양성 지원 사업 대상에 배터리를 처음 선정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25년까지 100명 이상의 배터리 전문 인력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화 기반의 배터리 원재료 수급 다각화 계획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에 대응해 K-배터리 3사와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간 협력 시너지를 끌어내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배터리 주요 원재료인 전구체의 자급률은 22%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구체 자급률은 10%대에 그쳤으나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잇따라 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올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나아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소부장 업체들의 차세대 배터리 R&D 능력을 강화하고 상용화를 통해 더 많은 기술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당분간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CATL과 BYD 등을 필두로 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전 세계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3개사는 더 험난한 여정을 겪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K-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하고 성장 동력을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소부장 업체들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지원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이들이 향후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배터리 생태계 강화에 힘써야 한다. 신성장 동력을 넘어 미래 주력 산업으로 떠오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위해 정부의 노력이 절실한 지금이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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