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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일회용컵 보증금제
일회용컵 보증금제 논란… “가맹본부 불통에 오해만 낳았다”
가맹점주 반발에 시행 12월로 미뤄져…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가맹점주, 컵당 최대 17원 추가비용 내야… 업무 과중·공간 부족도 문제
코스모 “가맹본부, 지원책 쏙 빼놓고 가맹점에 전달해 반발 생긴 것”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08 00:07:00
▲ 한 커피전문점에 비치된 일회용컵. [사진=뉴시스]
     
이달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가맹점주들의 반발에 직면해 반년 후로 미뤄졌다. 앞서 가맹점주들은 법안이 업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사전조사 등의 현장 실증 과정에서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냈다. 또한 300원의 보증금에 더해 라벨 인쇄비용, 수거비용 등 추가비용을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문제 투성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가맹점주, 제도 개선 총궐기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에 일정 금액의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환급해주는 제도다. 소비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모바일 앱이나 계좌이체 혹은 현금 등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 가맹점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패스트푸드 업종 등 105개 브랜드의 전국 3만8000여개 매장이 적용 대상이다. 음료를 산 곳이 아니어도 보증금제 적용 대상이면 어디서든 컵 반납이 가능하다.
 
보증금제는 당초 오는 10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가맹점주의 맹렬한 비판 탓에 일단 12월 1월까지 6개월간 유예된 상태다. 가맹점주들은 친환경 제도에 대한 취지는 공감하지만 비용, 업무 과중, 보관 공간 부족 등의 문제로 매출손해까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거세게 비판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가맹점주들은 해당 컵을 구매할 때 300원이 아닌 311원 혹은 317원에 발주해야 해 차액 만큼의 손해를 볼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서 300원의 보증금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코스모·COSMO)에 선납하고, 추가로 11원과 17원의 차액만 점주가 코스모에 지불하면 된다. 이는 수거비용 4원과 라벨 인쇄비용 7원(6.99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무지(컵에 로고 등이 인쇄되지 않은 경우)컵은 표준용기에 해당돼 4원, 비표준용기(로고가 인쇄된 경우) 10원의 수거비용이 발생한다.
 
10원대의 차액이 비교적 적은 금액이지만 업장에서는 컵을 박스 단위로 발주하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한 커피전문점의 경우는 아이스컵 3종류(레귤러·그란데·벤티 등), 핫컵 3종류로 최소 6개 박스를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 서울시내 한 커피전문점 셀프대 위에 올려진 일회용컵. ⓒ스카이데일리
     
저가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종류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최소 주문금액도 5박스로 정해져 있다”며 “컵의 배송에 3주 가까이 소요돼 2개월 어치를 한 번에 구매해야 하는데 이 경우 약 2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현금 및 계좌이체만 가능해 시행됐으면 비용 부족으로 발주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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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맹점주는 라벨로 추가적인 일거리가 생긴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그는 “하루에 커피 500잔을 판매하는데 바쁜 와중에 라벨을 배송 받아 이를 500개나 되는 컵에 붙이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며 “현재 매장을 2명이 운영하고 있는데 라벨 붙일 것을 감안하면 직원을 한 명 더 뽑아야 하므로 인건비 문제도 발생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라벨을 붙인 채 컵을 겹쳐놓게 되면 위생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겹쳐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보관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평 내외의 소규모 중·저가 가맹점을 운영하는 신지혜(가명)씨는 회수한 컵을 수거업체가 가져갈 때까지 보관하는 일도 부담된다고 호소했다. 신씨는 “처음에는 환경부가 수거업체를 지정해 1000개가 쌓일 때마다 수거하겠다고 전달받았는데, 보관할 공간도 없을뿐더러 세척한다고 해도 반환컵에서 냄새가 날 것을 생각하면 손님 발길이 끊길 것”이라며 “차후 2주마다 수거하겠다는 얘기도 업계에서 오갔지만, 이 부분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무고한 중소 가맹점이 ‘반납소’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이사장은 “매출은 그대로지만 컵 반납은 어디서든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매장의 경우 컵 반납만 받는 선의의 피해업소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카페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일회용 컵 반환제도 개선을 위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간담회’가 개최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통의 자리가 진작부터 있어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과거 한 차례 실패한 적이 있고, 2년 전부터 환경부 내부에서 논의됐던 내용이기 때문에 보다 일찍 현장 당사자인 가맹점주들과 논의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환경부가 현장점검 등 실증 과정을 진행해 사전에 보완했어야 했다”고 문제점을 일일이 꼽기도 했다.
 
코스모, “지원책 마련했으나 가맹본부가 전달하지 않아”
 
이와 관련해 보증금 제도를 주관하는 기관인 코스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장의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지원·대비책들을 마련해 놓았으나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제도의 불합리한 부분만 전달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코스모에 따르면 라벨 비용의 경우 업장에서 2차원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리더기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 않아 1차원 바코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코드를 고유번호로 변환하는 등의 특수인쇄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가맹점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라벨 인쇄 및 수거비용이 불가피하게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 비용도 환경법 특성상 생산자책임제도(EPR)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가맹점주나 가맹본부가 의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컵에 커피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모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가세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이 부분을 가맹본부들과 협의하고 전파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만 가맹점주에게 전달돼 불만이 거세졌다고 해명했다. 또한 발생한 차액은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홍보, 연구개발, 환경보전 등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코스모가 사사로이 이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스모 관계자는 “(보증금제도는) 사업비가 따로 책정된 바가 없어 빚을 내서 운영해야 하는 상황으로 코스모만 이득 보는 구조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시행됐다면 환경부 측에서 예정된 지원금이 있었다”며 “액수를 공개할 순 없으나 상당한 규모로 집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주의 배송기간과 관련해 “미리 공문을 통해 고지했으나 가맹본부들이 일제히 지난달 11~13일에 점주들에게 전달하면서 짧은 기간에 주문이 폭주해 배송기간이 길어졌다”며 “보증금을 선납하는 문제도 적용 대상 가맹본부들을 중심으로 관련 협의를 진행했으나 105개 가맹본부 중에서 17개 가맹본부에서만 선납에 동의했고, 이를 코스모가 강제할 근거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 가맹점주는 “5월 중순경 본사로부터 코스모 보증금제에 사업자등록을 완료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코스모 관계자는 “1만명이 넘는 가맹점주들이 제도 시행을 위해 일회용컵 보증금제 관리시스템에 사업주 등록을 완료해 가맹본부를 거치지 않고 가입된 가맹점주들에 한해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졌다”며 “가맹점주와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업계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미루며 “유예기간 동안 중소상공인 및 영세 프렌차이즈의 제도 이행을 지원하는 한편 제도 이행에 따르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행정적·경제적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혀 향후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어떤 식으로 시행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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