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나 사실혼 관계의 남녀 10명 중 3명은 정부 지원에서 차별을 느낀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여성가족부가 사실혼·동거 부부 등을 가족으로 인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년 12월 발표한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동거·사실혼의 남녀 28.3%는 정부 지원 혜택에서 제한을 겪었다고 답했다. 21.2%는 일상생활 서비스 혜택에 대한 제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주위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13.9%였고, 법적으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보호자 자격을 받지 못한 경우도 12.5%였다.
동거·사실혼 부부의 96.7%는 함께 사는 상대와 혼인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경제적 문제가 해결될 때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32.2%) △동거하면서 상대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28.7%) △결혼제도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4.7%) 등이었다.
조사 대상자의 42.8%는 혼인신고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법적 부부가 아니어서 받는 법·제도적 제약과 정책 혜택 등의 차별(41.9%) △향후 자녀의 출생 신고나 양육을 위해 법적 부부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39.6%) △가족이나 주위에서 권해서(11.1%)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사실혼·동거 부부 등이 법적 ‘가족’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주요 사항에 ‘현행 유지’ 입장을 전했다.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은 남인순·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9월과 11월 발의한 법안으로 현실의 다양한 가족 유형을 정책 지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가족’ 정의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여가부는 현행유지 입장에 대해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섰다.
여가부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사실혼·동거가족을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며 “오히려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으로 인한 소모적 논쟁을 지양하고, 가족 형태가 급속하게 바뀌는 사회환경 변화를 고려해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는 것”이라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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