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법치 거부, 국힘당은 내부 총질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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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환의 시사저격

민주당의 억지 ‘검수완박’으로 검찰은 창설 이래 최대 위기
국민의힘이 적극 도와줘도 부족한데 대통령 배척은 자살행위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2-17 09:25:02

이재명은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인 법치의 권위를 짓밟고 있다. 국가공익 수호와 정의 확립을 위해 일하는 검찰을 ‘칼춤 추는 망나니’라고까지 비하했다. 소환 일시를 멋대로 변경하고 조사에는 답변지로 대신하고 다중 동원과 겁박 등 노골적인 불성실과 회피 전술로 일관했다. 이제부터 다른 사람들도 이재명 같은 식으로 나온다면 수사하기가 정말 힘들게 됐다. 뻔한 사실과 이치를 놓고도 애를 먹인다. 누가 갑자기 “당신이 진짜 당신이라는 증거를 대시오”하고 나온다면 난감한 일이다.

이재명 사태는 법 집행 자체를 어렵게 하는 갖가지 기술을 보여 주었다. 혐의가 있으면 일단 부인하고 버텨라, 소환하면 일단 불응하라, 최대한 수사에 애를 먹여라, 미리 답변서를 써 갖고 가서 묵비권을 행사하라, 정치 탄압·인권 탄압·허위 조작이라고 주장하라, 자신의 억울함을 적극 홍보 선전하라, 떼거리를 동원하여 시위하라, 인터넷을 활용하여 비난하라, 검찰·경찰을 ‘깡패’ ‘망나니’ 등으로 모욕하라…. 여기에 ‘더 탐사’ 같은 유튜브 매체의 방식을 원용한다면 수사기관은 더욱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 장관 스토킹·자택 기습 방문·현장 중계·가족들에 대한 불안·공포감 조성 그리고 면책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을 이용하여 가짜뉴스 전파까지 곁들인다면 거의 완벽한 방어모델이 나올 것이다.

하여튼 민주당의 법치 거부와 무력화 기도는 큰 문제다. 이재명의 법치 거부 논리는 아주 비논리적이다. 정치 보복·야당 탄압이란 말은 독재정권이나 보수 궤멸을 노렸던 문재인 정권에서 가능했던 표현이다. ‘검사 독재’라는 말을 만들어 냈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이다. 민주당의 말도 안 되는 ‘검수완박’으로 검찰은 창설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 이재명의 법치 거부 논리는 최대로 약체가 된 검찰을 압박하여 법의 그물을 벗어나려는 법꾸라지의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

이재명 세력은 윤석열과 한동훈팀 붕괴 작전에 골몰하고 있는데 분명한 사실은 검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고, 윤석열과 한동훈이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그 일을 비교적 잘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검사 독재’라고 비난한다면 공부 잘하는 모범생을 불량학생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민의힘은 방향 감각이 고장난 것 같다. 당내 경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열기의 온도가 너무 높다. 특히 자기 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몰아붙이는 것은 과거에는 거의 볼 수 없던 일이다. 대통령을 이용하는 것도 정도를 지나쳤다. 탄핵 위협까지 들고 나오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앓는 것과 죽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출현이 아니었으면 대선에서 가망이 없었던 정당이다. 홍준표로도 어림없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살려준 것이다. 물론 속담에도 ‘물에 빠진 놈 꺼내 주면 제 보따리부터 찾는다’는 말이 있지만 지도자를 자칭하고 나선 사람이라면 좀 달라야 한다.

물론 윤석열이 잘못한 점이 있다. 경선 개입은 다소간에 모든 역대 대통령들이 해 온 일이다. 김영삼·김대중 때는 아예 그들 자신이 총재였고, 당 대표를 임명했다. 왕년에 조세형 새정치국민회의 권한대행이 한 말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외국 방문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떠나자 “권한(알짜)은 가고 대행(껍데기)만 남았다”고 하여 여러 사람이 웃었다고 한다.

대통령은 국가의 운명을 걸머진 자리고 국정을 통할하는 자리이므로 여당이라도 맘에 드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하는 것은 이치나 실제에 있어서 맞는 말이다. 다만 그런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막후 조정이라는 것이 있다. 막후라는 말은 겉으로는 표시가 안 나게 조율하는 정치 방식인데 이것은 모든 정치세계에서 일반화된 것이다. 검사를 하다가 대통령이 된 사람에게 1년도 안 돼서 능수능란한 정치적 조정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에게 기대하기 어렵다면 그 밑에 있는 참모들이라도 잘해야 하는데 많이 부족하다. 그런 ‘용산’의 구조 때문에 평지풍파가 많은 것 같다.

윤석열은 지금 제왕적 대통령이기는커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재 횡포에 막혀 고전하고 있는 처지다. 국민의힘이 온 힘을 다해 도와줘도 부족한 판에 대통령 배척은 자살행위다. 현재의 정치판 구조로 볼 때 그는 대(大)통령이 아니라 중(中)통령 또는 소(小)통령에 가깝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은 5000만 명의 운명이 달린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당권 차원의 하위적 가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의 민주당 횡포 등 밖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면서 내부 총질에는 뛰어난 체질인 것 같다.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고 비난했던 30대의 전 당 대표 추종자들과 사드 반대·원전 반대·간첩 신영복 찬양에 앞장선 정체성 불명 후보의 목소리가 높다니 이 또한 큰 문제다.

구월환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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