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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 3주년인 26일(현지시간) ‘역사 해석’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놓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립했다. 두 사람은 각각 “위대한 용기이자 올바른 결정” “가장 부끄러운 역사 대목”으로 이 사건을 설명했다.
해리스가 이날 성명을 내고 공항 테러로 숨진 미군 병사의 이름을 열거한 뒤 “매일 그들을 애도하며 기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가족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그들의 고통과 상실에 가슴이 아프다”며 아프가니스탄 전쟁 미군 희생자·부상자 규모를 언급했다. “약 20년간 미 국민과 조국을 위해 사심 없이 용감하게 복무했다”면서 “상원 의원 때 그랬듯 앞으로도 그들의 봉사·힘·용기·미군의 우수함에 크나큰 자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해리스에 따르면 철군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최장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내린 용기 있고 올바른 결정”이다. 해리스는 “지난 3년간 전투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고도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지도자를 포함한 테러리스트 제거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미 국민과 국가 수호에 필요한 모든 조처에 주저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별도 성명을 통해 테러 희생 군인을 추모했다.
반면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와 정반대 해석을 보이며 날을 세웠다. “오늘이 미국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순간인 아프가니스탄 철군 3주년”이라면서 “총체적 무능으로 미군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프간 주민)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미국인과 수십억 달러어치 군사장비를 (아프간에) 남겼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날 오전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할 때 2021년 8월26일 철군 당일 카불 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숨진 군인 가족 일부와 부상당한 장병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무질서한 아프간 철군) 그 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공격 당했다”며 “미국은 전 세계 웃음거리가 됐다”고 개탄했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유세 때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바이든-해리스 정부 외교적 무능의 대표 사례로 꼽곤 했다. 비행기·미사일·통신 장비 등 최소 72억 달러(약 9조5000억 원) 규모의 군사 장비가 고스란히 텔레반 수중에 들어갔으며, 그것들이 놓인 바그람 기지가 중국 땅에서 가까운 곳이라는 점도 공격의 대상이 됐다. 지난 20년간 아프간군에 지원한 미국 무기는 186억 달러(약 24조5000억 원)어치라고 전해진다.
작년 연방의회의 의뢰로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의 보고서가 나올 때 특별감사관실에선 아프간군 지원 군사장비목록 데이터 유실로 정확한 손실 규모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철수를 위한 미군의 사전 준비·계획 부족과 아프간군에게 제공한 무기 및 장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책임 부족이 아프간 정부의 군사적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아프간군은 군 장비 공급과 유지·보수를 계약 인력들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미군이 철군 2개월 전인 2021년 6월 이들을 철수시키자마자 전투 능력을 상실했다고 한다. 아울러 보고서는 2020년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탈레반이 미군 철수를 합의했지만 아프간 정부 인사들은 후임 바이든 행정부가 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리라 믿었다고 짚었다.
천문학적인 지원을 쏟아부었음에도 아프간 정부가 쉽게 붕괴된 것에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 보고서 발간 당시 존 소프코 특별감찰관는 “아프간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더 많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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