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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인구가 줄어든 건 물론이고 인구 자체가 줄어들었지만 놀랍게도 동네 책방은 예전보다 많아졌다. 책을 사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점점 사라지는데 책방은 늘어나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여운 작가는 신간 ‘서점일기’에서 각자 나름의 까닭으로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꼬박꼬박 일주일에 한 번씩 서점에 들러 시집을 찾으시는 어르신 손님이 있고 자기가 보는 책은 직원보다 자리를 더 잘 알고 있는 손님이 있다.
컴퓨터로 책을 검색하는 것부터 엄마 이름으로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야무진 어린이 손님이 있는가 하면 아이가 원하는 책이라면 어떻게든 구해다 주고 싶은 엄마 손님이 있다.
저자는 서점원의 역할을 책과 사람을 ‘잇는’ 존재라고 칭한다. 그리고 남들에게 눈에 띄지 않더라도 자신의 소명을 귀하고 생각한다.
책은 서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손님들은 잘 모르는 서점의 내밀한 이야기도 풀어 놓는다.
차분하게 책을 정리하거나 손님들이 살 책을 계산하는 정도만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서점 안에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저자는 ‘월든’의 자리를 사수하고, ‘토지’ ‘아리랑’ ‘태백산맥’을 더 잘 보이는 자리로 옮기며, 아니 에르노의 책들을 손님이 찾기 쉽도록 한데 모은다. 저자의 최애 ‘빨간 머리 앤’을 누가 데려가는지도 지켜본다.
책과 서점이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저자의 동동거림이, 동네 책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으며 행복함에 달뜬 목소리가, 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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