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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인 무비<23>]-‘그녀(Her)’
인간·기계의 경계는…이세돌, 컴퓨터와 ‘세기의 대국’
인간·기계의 경계는…이세돌, 컴퓨터와 ‘세기의 대국’
내달 9일 서울서 구글, 인간 9단과 승부…4차 산업혁명 중심에 인공지능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2-08 00:05:38
▲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류는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인류가 만들어 낸 컴퓨터가 지능을 갖고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화들은 이 같은 불안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최근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글로벌 석학들이 의논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사진은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전시된 수술용 로봇.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3년 제작된 ‘그녀(Her)’는 새로운 멜로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 영화다. 통상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다루는 것이 멜로장르의 특징인데, 이 영화는 사람과 인공지능 운영체제(OS) 간 사랑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가까운 미래로 보이는 어느 도시, 남자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扮)는 사람들의 사랑을 전달하는 편지의 대필 작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와 별거한 채 외로운 일상을 보내는 인물이다.
 
대화가 필요했던 그는 신규 인공지능 운영체제(OS) ‘사만다(스칼렛 요한슨 扮)’을 알게 된다. 본인이 프로그래밍 된 OS임을 인식하는 사만다는 테오도르와의 대화를 통해 점차 다양한 감정과 생각 등을 느낀다. 테오도르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인공지능 ‘그녀’를 점차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2014년 국내에서도 개봉됐고 흥행은 형편없었다. 35만명의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였을 뿐이다. 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평단의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인공지능을 사랑하는 테오도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아카데미, 골든글러브, 전미 비평가 등 유수의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된 이 영화는 주로 극본·작가·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여자주연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영화에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만 출연해 각종 시상식에 후보로 올랐으며 제8회 로마국제영화제 최고 여배우상, 제40회 새턴어워즈 최우수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간 자존심 건 바둑천재와 AI의 대결…“공포심 가득한 AI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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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녀(Her)’ 포스터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구글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흥미로운 대결을 예고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한국 바둑의 간판스타 이세돌 9단이 오는 3월 대국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번 대국에 걸린 상금은 100만달러, 약 12억원이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판 후이 2단과 다섯차례 대국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최초로 프로바둑기사와의 대국에서 승리를 차지한데 이어 세계 최정상급 바둑기사와의 대국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둑은 AI 제작업계의 숙제로 꼽혔다. 체스·장기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이다. 계산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구글은 바둑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를 250의 150승으로 추정했다. 사실상 무한대인 셈이다. 이번 대결이 주목받는 까닭은 구글이 제작 중인 AI의 테스트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승기를 누가 잡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구글 측은 이번 대국의 승률을 절반 정도로 내다봤다. 이번 대국은 상금을 떠나 인간과 기계의 대결, AI의 인간지능 정복 가능 등 비관적 전망을 불러오기도 했다. 인간을 넘어선다는 그 점 때문에 AI는 그동안 숱한 영화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돼 왔다.
 
대표적인 영화가 ‘터미네이터’ 시리즈다. 가까운 미래 인류사회에 인공지능 컴퓨터들이 인간을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매트릭스’, ‘A.I’ 등 영화도 인공지능이 등장하게 될 미래사회를 암울하게 그렸다.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치러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는 인공지능 발달로 인한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인류를 정복하기 위한 인공지능의 반란은 아니었다.
 
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rth Industrial Revolution)’란 주제로 열렸다. 로봇, 사물인터넷, 모바일, 3D프린터, 무인차, 바이오기술 등이 4차 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 전망하며 그 근간에 ‘인공지능’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변화될 세상에 대해 다변화된 논의가 이뤄지면서 그에 따른 우려 역시 나왔다.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로봇, 무인차 등의 등장으로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대신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화이트칼라 직종의 감소가 475만개로 예측돼 가장 높은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됐다. 또 제조·생산(160만개), 건설·채굴(49만개), 예술·디자인·환경·미디어(15만) 등도 주된 감소 대상으로 예측했다.
 
▲ 지난달 28일 데비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CEO(오른쪽)는 알파고(AlphaGo)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와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왼쪽)간의 대국을 예고했다. 상금 100만달러가 걸린 이번 대국은 오는 3월 9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암보다 명 많을 것”…아이언맨 ‘자비스’, 그녀 ‘사만다’ 유사 AI 등장 예상
 
이를 두고 낙담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나 AI를 바탕으로 한 인류의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게 될 긍정적인 분야가 훨씬 많다는 것이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은 “상품을 생산하는 시간이 줄어들 경우 미래 사회는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된다”며 미래 사회의 잉여 노동력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쓰일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전문가들은 각종 보고서 등을 통해 미래사회에 우리가 만나게 될 인공지능은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그녀’에서 등장하는 ‘사만다’와 같이 인간의 생활 편의를 돕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구글 무인차 연구의 중추적인 인물로 활약하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세바스찬 스런 교수의 견해도 주목받고 있다. 스런 교수는 지난해 한 강연을 통해 “향후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빨리 습득하는 사람이 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인공지능에게 위협받을 인류의 미래가 머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다소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스런 교수는 “새로운 기술 출현으로 언제나 새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직업에 변화가 생길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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