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전투비행단(이하·10전비)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 강릉에서 공군의 첫 전투비행부대인 전투비행전대로 창설됐다. 6·25전쟁 중 ‘승호리 철교폭파 작전’, ‘평양 대폭격작전’ 등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1953년 2월 비행단으로 승격됐다. 전쟁이 끝난 뒤 10전비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60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10전비의 존재는 지역주민들의 강한 불만을 샀다. 전투기 이착륙 과정에서 소음 민원이 발생했다. 수원시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10전비는 점차 계륵같이 여겨졌다. 자연히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됐다. 지난 2012년 국회에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10전비 이전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국방부는 10전비 예비 이전후보지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예정지는 수원시와 인접한 화성시 화옹지구였다. 자연히 두 지역 간 갈등양상이 나타났다. 수원시 주민들은 찬성입장을, 화성시는 반대 입장을 각각 표출하고 나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10전비 이전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두 곳 현장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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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위치한 제10전투비행단(사진)은 지난 1954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 국방부는 60년 넘게 현재 위치에 자리하고 있던 10전비를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 할 예정이라고 지난 16일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수원|화성 = 이경엽 기자] 경기도 화성시 화옹지구를 찾았다. 이곳은 지난 1991년부터 시작된 간척사업을 통해 조성된 땅이다. 2003년 물막이공사가 끝난 이곳은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드넓은 논밭들만이 자리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화옹지구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면적은 6212ha(약 1879만1300평)이다. 담수호로 활용되는 면적은 이중 1739ha에 불과하다. 나머지 4482ha는 모두 농지다. 현재는 10전비 예비이전후보지인 이곳에 실제 군비행장이 조성될 경우 화옹지구 남단에 위치한 우정읍 호곡리·원안리 등에 들어설 전망이다.
군 전문가들은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 조성된 10전비 면적의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행 10전비가 위치한 세류동이 수원 내 최대상권인 수원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원 탓 야간훈련조차 못하는 수원비행장…“유사시 적 공격 1순위 민가서 멀어져야”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현재 비행장의 위치를 지적했다. 이곳은 수원역과 지하철 한 정거장, 차로 10분 거리다. 각종 교통인프라와 상권 주거지가 밀집한 인근에 자리한 만큼 유사시를 대비해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면 적의 1순위 타격목표가 되는 곳이 공군비행장이다”면서 “1㎢당 1만명에 달하는 높은 인구를 자랑하는 수원시 내 자리한 현재 10전비는 적 화학탄공격이 발생할 경우 많은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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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
다른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했다. 10전비가 화옹지구로 이전할 경우 남쪽으로 15km, 서쪽으로 40km 이동하는 셈이다. 공군의 작전반경 변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수준이지만 기타 다양한 이점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남북 간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손꼽히는 것이 장사정포”라면서 “10전비를 남쪽으로 15km가량 후퇴 시키는 조치를 통해서 적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적의 장사정포의 최대 사거리는 60km에서 70km 수준이다. 휴전선에서 10전비의 현 위치인 세류동까지 거리는 약 70km다. 반면 화성 화옹지구까지의 거리는 80km다. 장사정포 사거리 범위를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또 기지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유사시 미군이 작전을 펼치는데 원활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이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현재 10전비에 배치된 전투기는 구형전투기인 F-5와 국산전투기 FA-50 등이다. 그는 각종 여건상 비행장부지가 넓어진다 하더라도 전투기가 대거 늘어나지 않지만 유사시에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화성시 화옹지구(사진)는 지난 1991년부터 시작된 화성호 화옹지구 간척사업 결과 탄생한 간척지다. 이 간척지는 현재 전부 농업용지로 활용되고 있다. 기자가 화옹지구를 찾았을 때 이 일대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카이데일리
이 사무국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유사시에 미군 공군이 수도권 방어를 위해 우리나라에 전개될 경우 더 많은 미군 전투기를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전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해풍으로 인한 부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강릉·서산 등 바닷가에 위치한 공군기지들의 사례를 지적하며 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국방부 측은 10전비 예비이전후보지를 선정하는데 있어 공군의 작전성 검토결과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화성시민들 “미군 소음 겪어왔는데 또” 반대목소리…화옹지구 인근선 환영
화성시 남양읍 화성시청 앞에는 10전비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10전비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옹지구가 지목됨에 따라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반대목소리였다.
20년 넘게 화성에 거주했다는 한 시민은 “화성시민 입장에서 과거 시 통합문제가 불거졌던 수원시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통합화장장을 화성에 설치하자고 해 논란이 됐던 것처럼 좋지 않은 시설물들을 이곳에 떠넘기려는 태도에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평생 화성에서 살아왔다는 김숙자(66·여)씨는 “매향리 미군 사격장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동안 소음 피해를 입어왔다”며 “비행장 이전으로 인해 또다시 소음 피해를 입으라고 한다니 너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비행장이 들어서는 예정지 일대의 주민들은 ‘화옹지구 군공항 유치위원회’ 등을 조직해 10전비의 이전을 환영하는 상황이었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군공항 유치야말로 침체된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경제발전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고 강조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국가안보는 5000만 국민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며 “설령 어느 지역에 피해가 가더라도 이를 통해서 모든 국민이 안전해 질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군에서 소음피해에 따른 보상액으로 지급된 금액이 1400억원에 달한다.
▲ 수원시와 화성시에는 10전비 이전을 찬성하고 반대하는 플래카드(사진)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화성 주민들은 소음피해와 수원시에 대한 피해의식 등으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예정지 지역주민들과 수원시민들은 10전비의 이전을 찬성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수원 세류동 주민들은 10전비 이전 소식에 환영했다. 실제로 높은 건물들로 사람들이 붐비는 수원역 일대와 달리 세류동 일대는 모든 건물이 3층 이내로 지어져 있었고 건물들도 많이 낡은 편이었다.
50년째 세류동에 살고 있다는 김춘식(72)씨는 “10전비를 옮기는 것은 우리 세류동 주민들 뿐만이 아니라 수원시 전체의 숙원사업이었다”며 “비행장이 이전하면 그 자리에 개발 사업이 시작될테고 세류동도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김진표 의원은 “10전비가 옮겨가면 그 자리에 앞으로 수원시민과 경기도민이 10년, 30년 먹고살아갈 최첨단 산업 클러스터인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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