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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직장인 노후준비 실태(中-정년연장)

“60살 아직 노인 아니다…제발 일하게 해달라”

몸은 쌩쌩, 돈은 술술…“100세 시대 전환점…내 가족 끝까지 책임질 것”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17 0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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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은 길어지고 있지만 은퇴연령은 고정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충분히 더 일할 수 있다”고 외치는 중년들이 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선 고령화사회를 겪고 있는 해외에서도 최근 정년연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사진은 퇴근길 직장인의 뒷모습(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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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이경엽·정유진 기자]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정년연장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만 60세로 규정된 법정정년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년을 앞두거나 혹은 지난 이들은 “60대는 노년이 아니라 충분히 일 할 수 있는 나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정년연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양질의 노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본·독일 등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선진국들 내부에서도 정년연장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사회노동력 확보 및 고령화 문제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일하고픈 중년들 “아이들 결혼도 못 시켰는데 노후준비는 무슨…우리 노인 아니다”
 
건설회사에서 근무했던 임태규(62·남) 씨는 지난해 퇴임했다. 은퇴 전까지 두 아들을 결혼까지는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으나 큰 며느리만 본 채 퇴임을 맞이했다. 젊은 시절부터 해외 공사현장을 누볐다는 그는 은퇴 후 삶에 대해 “여전히 적응 중이다”고 말했다.
 
임 씨는 “젊을 때만 하더라도 환갑이 넘으면 노인이 되는 줄 알았고 실제로 과거에는 사회적으로도 고령노약자 취급을 했던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막상 내가 60세를 넘고 보니 더 이상 많은 나이가 아니게 됐고, 스스로도 활력 넘치고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대학교 졸업 후 줄곧 출판업계에서 몸담았다는 박성철(64·남·가명) 씨는 모 아파트 경비원으로 재취업했다. 4년 전 은퇴 후 창업·투자 등을 알아봤으나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안정적인 재취업으로 노선을 바꿨고 어렵사리 일자리를 얻게 됐다.
 
박 씨는 “은퇴한 남자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일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보통 경비·주차관리 등에 집중되는 편이다”면서 “현재 단지 내 6명의 근무자들 중 내가 가장 어린 편에 속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씨는 “솔직히 내가 경비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먹고 살려다 보니 이렇게라도 일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최근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 결혼과 육아를 포기한다고 하는데 나 또한 충분히 일을 더 할 수 있는 체력과 능력을 갖췄음에도 이렇게 밀려나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분한 마음이 든다”며 “평생 축적된 노하우를 인정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어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앞둔 공무원 박동춘(59·남) 씨도 착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올 가을 결혼하는 큰 딸의 혼수장만 등을 위해 보유 중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는 그는 벌써부터 미혼인 아들의 결혼자금 마련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박 씨는 “취직하고 결혼해 아이들을 키우며 전세를 전전하다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했고 그 대출금을 다 갚고 얼마 안 돼 자녀 결혼을 위해 다시 대출을 받았다”면서 “나중에 둘째가 결혼한다고 하면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해줘야 하는데 결국엔 추가대출을 받거나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할 듯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 평생 그렇게 살다보니 노후준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면서 “남들은 연금이 있어 좀 낫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속 모르고 하는 소리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취직 후 대학 때 받은 학자금대출을 갚아 온 아이들에게 결혼준비를 위해 받은 대출금까지 부담하게 하고 싶지 않다”며 “조금 더 일을 해서 자녀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은 생각뿐이다”고 덧붙였다.
 
“평생을 가족 위해 희생하다 보니 노후준비 여력 없었다…일 더하게 해달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30·40·50대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노후문제 다. 선택 비중은 △50대 45.4% △40대 31.2% △30대 27.8% 등이었다. 각 연령대에서 노후준비를 “안하고 있다”는 비율은 △50대 32.1% △40대 34.9% △30대 37.0% 등 평균 34.6%이었다.
 
노후문제를 걱정하면서도 막상 준비는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노후대비에 대한 개념 자체가 비교적 근래부터 중요성이 대두됐고 설사 인지한다 하더라도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키우다보니 마땅히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결국 직장인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직장에서 오랫동안 버티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수치상으로도 드러났다.
 
100세시대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들 중 45.2%가 “현재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것이 최선의 노후준비다”고 응답했다. 부동산·연금·창업 등도 비교적 높은 비중을 나타냈으나 현 직장에서의 재직기간을 늘리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은퇴자 또는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은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임태규(62·남) 씨는 “오래도록 다니던 직장에서 제 역할을 하며 아이들 자립 때까지 뒷바라지 한 뒤 내 노후를 준비하기엔 60살의 나이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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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들은 현재의 정년 60세에 대해 “자식 뒷바라지에만 힘써도 모자란 시간이다”고 언급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60대’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점차 노년층에서 중년으로 바뀌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년이 연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일대 ⓒ스카이데일리
 
박동춘(59·남) 씨 역시 “노후에는 생활비뿐 아니라 병원비 등 돈이 들 일이 많은데 이 같은 대비를 위해서도 현재의 정년은 짧다”는 반응이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재직 중인 박성철(64·남·가명) 씨는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겠다, 재취업에 길을 열어주겠다 등 정치권에서 말들은 많지만 막상 현실적으로 와 닿는 대책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선 정년부터 늘려 충실히 살아 온 중년들에게 노후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를 겪고 있는 선진국 등에서는 일찌감치 정년연장 문제가 논의돼 왔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부족으로 취업난이 사라졌다는 일본에서는 노동력 부족으로 정년연장이 공론화 된 상태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사회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한시바삐 정년연장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본의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지난달 2025년까지 현행 60세 공무원의 정년을 65세로 늦추는 방안을 담은 저출산대책을 제안했다. 과거에 비해 바뀐 풍토 등을 감안해 노인기준연령을 늦추는 내용과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을 늦추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14년 65세에서 63세로 은퇴 연령을 앞당긴 독일의 경우 최근 국제통화기구(IMF)로부터 정년연장을 조언받기도 했다. 전후세대인 글로벌 베이비부머세대의 본격 은퇴시기를 앞두고 자칫 소비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정년연장과 관련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젊어진 노년층’에 일자리를 당장 제공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정년연장은 당장의 문제 해결에 최선책이 될 것이다”며 “선진국들의 결정을 따라가기보다 우리나라가 먼저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국가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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