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에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강남의 경우 이미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간 경쟁이 과열양상으로 흐르면서 정부 규제가 무색해졌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온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추가지정과 기존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추가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규제의 칼끝이 다주택자를 향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로 다주택자의 투기 수요 때문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미 국세청은 다주택자에 대한 개별세무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덕분에 현재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의 면면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신흥부자로 꼽히는 대기업 CEO들도 다수 속해 있어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20대그룹 CEO 주택소유 현황’을 선정하고 재계순위 상위 20대 대기업 각 계열사 CEO 소유 주택을 전수 조사해 그 현황을 3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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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이경엽·길해성·조성우 기자]대한민국 상위 20대그룹 계열사 CEO들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와 더불어 용산구 등에 위치한 주택을 대거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소위 말하는 ‘부촌’으로 평가되는 곳들이다.
특히 재계서열 1위 그룹인 삼성그룹 계열사 CEO들은 강남3구 소재 부동산을 가장 많이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신세계그룹, 두산그룹 등의 계열사 CEO들 역시 강남3구 부동산 소유 비율이 40%를 훌쩍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신흥부자로 일컬어 지는 대기업 CEO들의 두드러진 ‘강남 선호’ 현상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강남불패’ 현상이 굳건하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된 상황에서 이곳 지역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시 된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몰린 삼성그룹, 강남주택 소유 비중 1위 신세계그룹
스카이데일리가 20대그룹 계열사 CEO들의 주택 소유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각 계열사 CEO가 소유한 강남3구 주택 건수(다주택자 소유 포함)만 따지면 20대기업 중 삼성그룹이 1위를 차지했다. SK그룹은 총 14건으로 2위에 올랐고, 현대자동차그룹과 GS그룹은 각각 13건으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신세계그룹(12건) △CJ그룹(12건) △롯데그룹(11건) △한화그룹(10건) △두산그룹(7건) △LG그룹(6건) △포스코그룹(5건) △농협(4건) △한진그룹(4건) △대림그룹(4건) △KT그룹(3건) △LS그룹(3건) △금호아시아나그룹(2건) △현대중공업그룹(2건) △대우조선해양그룹(1건) 등의 순이었다. 재계서열(자산 기준) 16위에 올라있는 부영그룹의 경우 계열사 CEO 중 강남3구에 본인명의로 주택을 소유한 인물은 없었다.
본인 혹은 가족과 공동 명의로 주택을 소유한 삼성그룹 계열사 CEO들의 지역별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27건, 수도권 13건, 지방 4건 등 총 44건이었다. 서울에 위치한 주택 중 19건이 강남3구에 위치했고, 그 중에서도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다수 분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부터 김봉영 삼성물산 대표, 김동환 삼성라이온즈 대표,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대표,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 안민수 삼성화재 대표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은 본인 명의로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각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타워팰리스는 지난 2002년 삼성물산이 지은 한국 최초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완공 후 강남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난 이곳은 전용면적 235.74㎡(약 평)의 경우 평균 40억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높은 시세가 형성돼 있다. 삼성그룹 소속 임·직원 소유 호실이 다수 존재해 이른바 ‘삼성타운’으로도 불린다.
재계서열 11위인 신세계그룹 계열사 CEO들 역시 남다른 ‘강남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신세계 계열사 CEO들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만 19건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12건이 강남3구에 자리하고 있다. 지방은 없다. 세부적으로는 강남구 5건, 서초구 5건, 송파구 2건 등이다.
신세계그룹 소속 CEO들이 소유한 강남3구 부동산 건수는 20대그룹 전체 중 5위지만 비율로 환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체 부동산 건수가 19건임을 감안하면, 강남3구 분포 비중이 무려 63.16%나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대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신세계그룹 CEO들이 강남 선호 현상이 가장 높은 셈이다. 특히 최성재 신세계푸드 대표와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강남3구에 주택을 2건씩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 집 가진 CEO 가장 많은 곳은 SK…GS·신세계·두산·대림·KT 지방 소재 주택 ‘전무’
SK그룹 계열사 CEO들의 경우 전국 총 54건으로 20대그룹 중 가장 많은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32건, 수도권 20개 등으로 서울 수도권에만 총 52건의 주택을 가지고 있다. 정찬복 SK바이오랜드 대표의 경우 경기도 성남시와 군포시 등에 2건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반면 지방 부동산 소유 건수는 2건에 불과했다.
20대그룹 본사가 대부분 서울에 위치해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이는 SK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GS그룹와 신세계그룹, 두산그룹, 대림그룹, KT그룹 등은 계열사 CEO 중에서 지방 소재 주택 소유자가 전무했다.
그나마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계열사 CEO 명의로 된 주택은 총 16건이었는데, 이 중 절반인 8건이 지방에 소재해 있었다. 이들 주택 소재지 역시 본사와 근접한 울산 지역이 대부분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조선소가 위치한 거제도 지역에 주택을 소유한 경우가 많았다. 이상길 삼우중공업 대표와 박용덕 대한조선 대표 등이 대표적이었다.
내 집 가진 20대그룹 CEO 10명 중 4명, 강남3구 및 용산구 소재 주택 소유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20대그룹 계열사 CEO 소유 주택의 서울·수도권 과밀화 원인으로는 본사와의 접근성 외에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점도 함께 꼽힌다. 시세 상승이 두드러지는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권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 그 증거다.
20대그룹 계열사 CEO들 소유 주택은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의 순으로 많이 밀집돼 있었다. 총 513건 중 무려 192건이 강남3구와 용산구에 몰려 있었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은 ‘부촌’으로 평가되는 지역이다. 서울에서도 주택 시세 상승이 유독 두드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이 보합세를 기록한 반면 서울은 0.08% 올랐다. 강남구는 학군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0.12%올랐다. 송파구는 무려 0.25% 상승했다.
강남3구 다음으로 20대그룹 계열사 CEO 소유 주택이 대거 밀집한 용산구 역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가상승 기대감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판 센트럴파크를 목표로 한 용산민족공원 조성, 신분당선 연장선과 프리미엄 아파트로 분양 당시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레미안용산더센트럴 등 개발호재가 산적해 있는 탓이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에도 서울3구를 포함한 11개구 등은 아파트값이 하락했지만 용산구 만큼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강남불패 신화에 버금가는 용산 신화 발생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는 배경이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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