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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서울 송파시립실버케어센터 건립 논란

매연가득 대로변 치매노인 130억 혈세요양원 ‘웬 말’

가락시장 지척, 인근에 유사시설 다수…주민의견 무시한 일방통행 결정

김민아기자(jkimmi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3-09 16: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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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선공약으로 ‘치매 국가책임제’를 내세웠다.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고 치매 등급체계를 개선해 신체 기능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등급판정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도 해택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게 골자다. 252개 전국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해 상담, 검진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 조명을 받기 시작했지만 사실 서울시는 일찌감치 치매 국가책임제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온 시립실버케어센터 건립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이 사업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흘러나와 주목된다. 시설물 건축 예정지가 주거·상업지역 한 가운데로 지정돼 치매 어르신들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실버케어센터 건립 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시 송파구 시립실버케어센터 예정지를 찾아 현장진단했다.

▲ 서울시가 추진 중인 송파시립실버케어센터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왕복 8차선 도로 앞에 송파센터 부지를 결정해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송파센터 건립 예정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종합사회복지관 ⓒ스카이데일리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설립 추진 중인 서울 송파시립실버케어센터(이하·송파센터)를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다. 송파센터 건립 예정지가 자동차 주행 소리가 끊이지 않는 왕복 8차선 도로 앞이라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초 건립 단계부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추진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의견조차 반영치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행해 거센 반발에 부딪힌 상황이다. 주민들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모시는 시설을 도심 한복판에 세우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적인 행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 화물차량 오가는 왕복 8차선 대로변에서 중증치매 어르신 요양이 가당키나 하나”
 
실버케어센터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질환자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공요양시설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송파센터를 비롯해 △동대문구 답십리동 △마포구 공덕동 △광진구 자양동 △중랑구 망우동 등에 건립을 추진해 왔다.
 
송파센터는 연면적 3330㎡(약 1007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계획됐다. 완공 시 약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총 13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16년 3월 해당 부지에 대한 공유재산심의를 완료했다. 지난해 8월에는 ‘조건부 추진’으로 투자심사 결과까지 나왔다.
 
그러나 송파건립 센터 예정지를 두고 치매 노인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입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송파센터 부지는 왕복 8차선도로와 접해있다. 혼잡도가 높은 지역인 만큼 요양시설이 입지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치매노인들의 센터 이탈 시 사고발생 위험도 높다는 점은 우려감을 드높이는 대목으로 꼽힌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송파구 가락동 일대는 실제로 혼잡 그 자체였다. 출·퇴근 시간을 피한 오후 시간대였음에도 커다란 화물차가 수차례 오갔다. 일부 차량은 크게 경적 소리를 내며 빠른 속도로 달리기도 했다. 부지 맞은편에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하·가락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1985년 개장한 가락시장은 5000여개 유통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하루 이용객은 13만명에 달한다. 하루 출입차량만 6만7000여대에 이른다. 가락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락시장으로 오는 차량이 많아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통량이 몰려 인근 도로 정체현상이 끊이지 않아서다.
 
가락동에 거주하는 김영지(67·여) 씨는 요양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의아함을 표현했다. 그는 “서울 최대 농수산물 시장인 가락시장이 마주하고 있는데 교통이 혼잡한 것은 당연한 거 아니냐”며 “시장에 오는 사람들도 많고 물건을 사러 오는 상인들도 많아서 큰 차도 많이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애초에 요양시설이 들어오는지 몰랐다”며 “매일 경적이 울리는 등 시끄럽고 차도 많이 다녀서 공기도 안 좋은데 오히려 요양시설에 오신 어르신들의 건강이 악화될까 우려된다”며 “어르신들을 모실 거면 좀 더 환경이 쾌적한 곳에 시설을 짓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주변에 이미 관련 시설이 있다는 점은 송파센터 예정지 선정 결과에 의구심을 더했다. 해당 부지에서 반경 1km 내에 시립·구립 데이케어센터와 요양원이 각각 2개소 씩 총 4개소나 밀집해 있어 타 지역과의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데이케어센터는 서울시가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어르신을 돌보기 위해 마련한 기관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서울시에는 312곳의 데이케어센터가 운영 중이다.
 
서울시 어르신복지과 이병준 주무관은 “주변에 이미 관련 시설이 있다고 해도 새로 지어지는 요양시설은 성격이 좀 다르다”며 “중증 어르신들이 상주해서 지낼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부지가 부적합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송파구에 들어설 요양시설은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을 위한 것으로 내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다”며 “가족들이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밖을 나가거나 할 일이 드물 것이라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형 요양시설 건립 전 주민과의 소통 전무…전형적인 불통행정에 주민들 반발
 
▲ 송파시립실버케어센터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서울시가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 등 소통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송파센터 건립 예정지 앞을 오가는 대형 화물차량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송파센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통 행정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실과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구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추진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8월 서울시가 실시하지 않았던 ‘송파실버케어센터 건립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 서울시 담당자를 동행하게 한 장본인이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도 의견반영이 안 된다는 점을 가장 문제 삼았다는 후문이다.
 
2016년 이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단 한 차례도 송파구청과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주민의견청취를 위한 간담회·설문조사 등의 절차도 전무했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센터 건립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서울시의 행태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송파센터 배후에 자리한 헬리오시티 입주 예정인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헬리오시티는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 한 곳으로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총 9510가구가 거주하게 될 대형단지다.
 
헬리오시티에 입주 예정인 40대 박지현(여·가명) 씨는 요양시설이 들어오는지 전혀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바로 뒤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지 않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강감창 의원은 “송파구청은 물론이고 주민들, 심지어 시 의원인 나조차도 모른 채 실버케어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었다”며 “송파구 가락동 일대에 센터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자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그제야 설립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추진 때문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며 “서울시 복지본부에서 작성한 ‘시립 실버케어센터 건립계획’에 있는 사전 검토항목인 시민 의견 반영, 갈등발생 가능성, 타 기관 협의 등을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갈등조정 영향 분석을 의뢰해서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접촉해 원만하게 해결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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