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니고 싶고 누구나 일하고 싶은 직장’을 추구한다는 한화그룹의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속속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보다 젊은 조직을 추구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추진한 원동력에는 지난 2016년 김승현 회장 주도아래 추진된 ‘조직문화 혁신방안’이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당시 한화그룹은 미래지향적 기업문화 구축을 지향한다는 취지 아래 과장·차장·부장 등 직급 승진 시 1개월의 안식월을 부과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구성원들마저 다소 반신반의했던 관련 제도가 정착하고 아울러 직원들의 고충을 적극 해소하려는 경영진의 노력에 힘입어 한화그룹의 사례가 재계의 새로운 노동지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 정책의 모델”…대통령 방문·칭찬 이끌어 낸 한화큐셀
최근 한화큐셀 진천공장은 대대적인 근무환경 개선에 착수했다. 당초 3조 3교대 주당 56시간 근무체제에서 이달부터 4조 3교대 주 42시간 근무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근무체제 개편에 따른 인력부족 사태에 대비해 500여명의 신규채용계획을 수립했다. 신규채용은 해당 지역 청년들 위주로 선발해 지역경제와의 상생도 꽤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화큐셀의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 2월에는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 참석을 앞두고 ‘한화큐셀 일자리나누기 공동선언식’이 열린 진천공장을 직접 방문했다. 대통령 취임 후 산업현장 직접 방문은 처음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지역청년 500여명 채용과 3조 3교대를 4조 3교대 방식으로 개선한 한화큐셀이 정부 일자리정책의 모범사례다”는 호평을 내놨다.
김승연 회장과 금춘수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과 한화큐셀 생산시설을 둘러보기도 한 문 대통령은 “한화큐셀을 업어주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하게 됐다”면서 “노사타협을 통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이를 위해 채용에 적극적인 한화와 같은 노력이 청년고용절벽을 해결하는 길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진천공장이 자리한 충남지역 내에서도 한화큐셀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015년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합병해 통합 한화큐셀이 출범한 후 2016년 1월 진천공장을 설립했고 이후 지역인력 채용에 꾸준히 나서왔다는 점, 한화큐셀 등 당초 서울에 본사를 둔 계열사들의 지방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한화그룹을 치켜세우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화그룹 변화 이끈 ‘김승연식 노동개혁’…안식년 도입 등 성과 속속
그룹 안팎에서는 한화큐셀의 사례처럼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속전속결로 해결할 수 있던 배경에는 지난 2016년 발표된 조직문화혁신이 뿌리내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한화그룹 창립 64주년에 맞춰 발표된 조직문화혁신 방안은 당시만해도 상당히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발표된 조직문화혁신 내용은 △안식월 도입 △유연근무제 도입 △잡 마켓(Job Market) △팀장(부서장) 정시퇴근제도 △비즈니스 캐주얼 등이 골자다. 당시 한화그룹 측은 임직원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 도입한 제도라 소개하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 미래지향적 조직문화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안식월 제도’란 승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롭게 부여된 직책에 대한 각오·계획 등을 차분히 설계할 수 있는 일종의 재충전 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과장·차장·부장 등 승진자들이 대상이며 안식월 기간을 통해 축적된 에너지가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데 의의를 뒀다. 승진을 앞둔 직원들의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유연근무제’는 개인별 업무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하루 최소 4시간 주 40시간 근무만 채우면 된다. 업무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부서의 경우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확대해 자기개발과 건강관리에 힘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잡 마켓’은 지원자 본인의 적성에 걸맞은 직무를 부여하고 공석발생에 따른 신규인력 필요 시 해당 직무를 원하는 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선별하는 시스템이다.
‘부서장 정시퇴근 제도’는 주 2회 이상 정시에 퇴근하는 제도를 정착함으로서 제한된 근무시간 내에 업무를 마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팀장 이하 팀원들도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외부 고객 접견 시를 제외한 일상 업무 중에 업무 성격에 맞는 자율적인 복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당시 김승연 회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창업시대의 초심으로 돌아가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며 “조직의 노화를 부추기는 관료주의·적당주의·무사안일주의를 배척하고 세월을 거슬러 영원한 청춘 기업으로 살아가는 것이 향후 한화가 꿈꾸고 만들어갈 모습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룹 차원의 조직문화개선이 꽃 피우게 될 그룹의 새 역사를 위한 씨앗이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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