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승을 부리는 봄철 미세먼지가 시민들의 건강위협 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마스크, 공기청정기, 방진망 등 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이른바 안티더스트 제품 사용이 불가피해지면서 예정에 없던 추가 지출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호흡기나 폐에 침투해 기관지부터 호흡기까지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서울, 수도권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되면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에 따른 건강 위협을 줄이고자 마스크나 공기청정기 등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금이라도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데 이들 제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끊이지 않는 미세먼지 주의보…마스크·공기청정기 ‘안티더스트’ 시장 호황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악의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던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마스크 제품 판매량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GS리테일의 마스크 판매량은 전주 대비 10배 가까이 늘었다. 옥션·위메프·11번가 등 인터넷쇼핑몰에서도 마스크 판매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에서도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량이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달 24일부터 25일까지 CU편의점과 세븐일레븐의 마스크 매출은 전주 대비 각각 약 5배, 약 6배 가량 늘어났다.
마스크뿐만이 아니다. 공기청정기를 필두로 의류관리기, 코 세척기, 산소호흡기 등 미세먼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제품, 이른바 ‘안티더스트’ 제품들의 수요가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은 미세먼지 3대 가전으로 꼽히며 신혼부부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 했을 정도다.
미세먼지 3대 가전으로 불리는 제품은 가격대가 낮지 않음에도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구매한 뒤 수령까지 몇 개월이 걸리는데도 없어서 못 사는 ‘품귀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 관계자는 “미세먼지에 민감한 고객들이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등의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며 “그동안 공기청정기 수요는 꾸준히 있었지만 의류관리기와 건조기를 찾는 고객까지 갑자기 늘어난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관련 화장품이나 코 세척기, 공기필터 방진망, 산소호흡기 등을 찾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드럭스토어 직원 정재은(23·여) 씨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아예 미세먼지 제거 타이틀을 달고 출시된 제품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높은 수요에 힘입어 폼클렌징부터 에센스, 선크림 등의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염환자들이 주로 쓰던 코 세척기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서울시내 소재한 아이약국의 약사 김성연(54·남·가명) 씨는 “예전에는 비염 환자정도만 코 세척기를 찾았는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환자 외에도 코 세척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피할 곳 없는 미세먼지…“예상 외 지출 부담되지만 그래도 건강 지키려면”
미세먼지로 인해 안티더스트 시장의 호황은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과거 소비자들에게 ‘없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컸던 제품들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늘었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미세먼지 특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공기청정기의 경우 가정용 기준으로 적게는 30만원에서 비싸게는 100만원 이상이다. 의류 관리기도 가격이 상당하다. 인기 제품 중 하나인 ‘LG전자 트롬 스타일러’의 경우 매장가 기준으로 130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많은 소비가 이뤄지는 마스크는 가전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주기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만큼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될 때마다 마스크를 구입한다는 박영재(28·남) 씨는 “마스크를 구입하는데 보통 5000~7000원정도 드는 데 한 끼 밥값 정도의 비용이 꾸준히 들어가다 보니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대학생 배석준(27·남)씨는 “올해 미세먼지주의보가 하도 많이 발령돼 아예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대량 구매했다”며 “2만원 정도면 20개 분량의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어 약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 돈을 아끼기는 했지만 워낙 소모성이 강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정치권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광수 서울시의회 의원은 현 미세먼지 관련 정책이 시민들의 부담이나 걱정을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현재 서울시에서 미세먼지 관련 정책에 약 2000억원의 비용을 소모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동차 관련 정책에만 쓰고 있어 시민들에게 가시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나 공기청정기 구매 등에 많은 부담을 느끼는 만큼 서울시나 정부가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구매지원금을 마련해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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